이노테라피와 카이스트의 이해신 교수 연구팀은 출혈이 발생하지 않는 주삿바늘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3일 재료분야 학술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실렸다.
지금까지 주사 후 환부를 압박하는 지혈 과정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기존 주삿바늘이 지혈 재료로 코팅돼 있긴 하지만 지혈 재료들이 주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력을 견디지 못하는 한계 때문에 추가 지혈을 필요로 한 것이다.
문제는 전세계 29만명에 달하는 혈우병 환자 등 지혈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이런 주사 과정의 조그만 출혈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출혈에 따른 감염 우려 역시 크다.
이노테라피는 이미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체외에 사용하는 국소지혈용 드레싱인 '이노씰'의 허가를 받았고 현재는 체내용 지혈용품인 '이노씰 플러스'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카테콜아민 성분을 도입한 접착성 키토산으로 지형기능성 필름을 만들었다. 이 필름에 혈액이 닿으면 하이드로젤 형태로 전이되면서 지혈 현상이 발생한다. 지혈 재료가 주사 후에 상처부위를 물리적으로 막아 지혈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네이처 머티리얼즈에 실린 연구결과를 보면 혈우병 동물모델에서 일반 주삿바늘은 주사 후 출혈량이 최대 800㎕를 넘었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주삿바늘로 주사한 후에는 출혈이 발생하지 않았다. 일반 주삿바늘 혈우병 쥐는 과도한 출혈로 사망했지만 생존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타임즈지 등 외신에도 소개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노테라피 CTO이기도 한 이해신 교수는 "출혈 없는 주삿바늘은 혈관 및 근육 주사에 모두 효과를 보이고 혈우병 모델에서도 효과적인 기능을 보였다”며 “혈액응고장애가 있는 환자들에게 유용하고, 다양한 침습 의료기기들과 결합해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문수 이노테라피 대표는 "독자 보유한 생체접착융합 플랫폼은 의료진들의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확장 가능한 기술"이라면서 "출혈 없는 주삿바늘은 현재 국내 병원 등과 상용화를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