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늘면서 세제 혜택의 허점을 노려 부당 이득을 취한 기업이 급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국내 기업이 FTA 특혜관세 부당이득으로 추징당한 금액은 2314억 원으로 집계됐다.
FTA가 체결된 나라 간 교역의 경우 제품이 원산지로 인정받으면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52개국과 FTA를 맺고 있다.
2011년 164억 원이었던 추징액은 2012년 160억 원, 2013년 625억 원, 2014년 789억 원, 2015년 579억 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추징 건수는 2011년 87건에서 지난해 640건으로 7.4배 급증했다.
한·EU FTA 관련 위반 사례와 금액은 983건에 923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협정 내에 참여한 나라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업체들은 위·변조된 원산지증명서를 제출하거나 권한이 없는 자가 임의로 발행한 원산지 증명서로 특혜 신청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FTA 관련 전문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고의성 없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가 FTA를 악용해 부당특혜를 받는 기업이 발생한다는 것은 대외 무역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기업에 교육과 정보 제공 기회를 주고 FTA 체결 상대국과 원산지 기준 표준화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FTA 특성상 원산지 증명을 위한 자료가 상대 수출국에 있기 때문에 수입자는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후 추징당하는 경우가 있다”며 “원산지 관리 능력이 부족한 중소 수출업체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위험을 최소화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