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036570)는 2000년 코스닥의 '보물'이었다. 필자가 주식전문가를 시작했던 시점과 엔씨소프트가 코스닥 시장에 등록했던 시점이 일치했기 때문에 특히 기억에 남는다. 7월 등록 후 약 100%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었지만, 시장이 무너지면서 연말까지 하락을 지속했다. 2000년은 코스닥 지수가 3월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대세하락을 시작했는데, 아직도 당시 지수와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친다. 코스피는 현재 역사상 최고점을 반복적으로 돌파하며 광란을 거듭하고 있지만, 코스닥은 여전히 최고가에 비해서 1/3도 안 된다. 엔씨소프트가 2000년이 아닌 20007년에 등록되었다면 아마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 이상의 주가를 형성했을 것이다.
2000년에 등록된 것은 불운이었다. 아무리 기업가치가 높아도 지수를 거역할 수 없는 것이 우량종목이다. 기업 내용은 그저 그렇지만 유동성 장세라는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2007년의 평범한 종목들과는 정반대의 논리가 적용된다. 잠시 상승하기도 했지만, 혹독한 2000년을 경험했던 투자자들 사이에 팽배했던 '코스닥 필패론'의 한계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아무리 우량한 종목도 코스닥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주가에서 손해를 보는 시점이었다. 결국 고심을 거듭한 끝에 2003년 5월, 코스피에 상장되었다. 만일 당시에 그런 결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주가도 어려웠을 것이다. 2000년 코스닥 등록의 아쉬움을 극복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종목이 좋으면 그만이지 시장이 그렇게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수급논리를 안다면 그런 말을 못 한다. 당시만 해도 외국인은 코스닥에 대해서 상당히 경계하는 입장이었고, 기관에서 운영하는 펀드의 경우에도 코스닥에 대한 비중 자체가 10%를 초과하지 못 하게 제한했었다. 코스닥에 있어봐야 주목 받기는 커녕 수많은 '날나리 종목들'과 동격으로 취급받는 상황이었다. 코스피 상장 이후 다시 한 번 현명한 선택이 돋보인 점은 미국 DR시장에 상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일 상장했다면 현재와 같은 수준의 주가는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에서 과도하게 오르면 매도 후 미국에서 매수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탄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웹젠의 미국 상장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다. 이 종목은 필자에게도 상당히 의미 있는 종목이다. 평소에 지인들이 종목추천을 부탁하면 "유료회원으로 가입하라"고 면박을 줬다. 잘 해야 본전인 조언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인간관계를 생각해서 1년에 두 종목 정도는 모든 지인들에게 추천했는데, 바로 첫 작품이 엔씨소프트였다. 수정 주가로 환산했을 때 23,000원에 추천했었고, 100,000원에 매도시켰으니까 완벽한 성공이었다. 추천했던 이유는 CEO에 대한 믿음과 미국에 상장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조정 여부를 떠나서 대세상승은 유효하다. 코스피 1900선 지지 여부를 보고 매수시점을 파악해야 된다.
모든 우량종목 시리즈 칼럼은 평택촌놈 증권사이트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자료제공 : 평택촌놈 투자전략연구소(www.502.co.kr), 전화 : 0502-7777-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