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현대증권은 이사회에서 총 발행주식의 22%인 3065만7753주의 유상증자 실시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자금조달 규모는 할인율 20%를 고려하면 약 5322억원(9월 12일 종가 2만1700원 기준)이며, 증자 후 현대증권의 자기자본은 2조1054억원으로 증대될 것이라는 추정이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 금액을 ▲자기자본투자(PI)의 확대 ▲해외투자의 확대 ▲자본시장통합법을 대비한 자산운용사 설립 등의 금융관계회사 확대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현대증권의 유상증자 결정으로 주주가치의 희석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13일 현대증권에 대해 이번 유상증자 결정으로 가치희석효과를 반영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2만4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선호 애널리스트는 "이번 유상증자 결정이 투자은행으로의 성장을 위한 1차 조건이 자기자본 규모라는 점과 현재 확고부동한 규모의 리딩 증권사가 부재한 상황에서 2009년 2월 자통법 시행에 대비해 경쟁사 대비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은 대형증권사의 자기자본 확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현대증권의 주가 상승의 주요 요인중 하나는 M&A이슈였다는 점에서, 유상증자 결의는 단기적인 조정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번 유상증자 결정은 그간 현대증권이 공식적으로 천명했던 경영진의 매각불가 의사를 시장에 재차 확인하는 동시에 현대그룹내 주요 계열사로 육성하겠다는 최대주주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시장내 확대됐던 M&A이슈를 희석시킬 것"으로 판단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번 유상증자 목적이 자통법 시행에 대비한 재무구조의 개선과 자기자본 직접투자(Principal Investment)의 확대를 통한 투자은행으로의 성장토대 마련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성장성은 부각될 것"이라면서도 "PI를 통한 수익창출 시계가 일반적으로 약 3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과 증자에 따른 투자지표 변화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현대증권의 유상증자가 성공할 경우 투자한도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메리츠증권 박석현 애널리스트는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할 경우 해외투자의 확대를 위해 기존 5개였던 해외거점을 2개 이상 추가 개설할 예정이며 이를 통한 해외투자의 확대가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그는 "금융관계회사의 부재로 자본시장통합법을 통한 시너지 확대가 제한적이었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산운용사의 설립 등 업무영역 확대에도 이번 유상증자가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따라서 박 애널리스트는 이번 유상증자는 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박 애널리스트는 현대증권의 주주가치 희석은 불가피 하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3만1000원에서 2만8500원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