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마이더스(SM)그룹 소속 계열사인 대한해운이 한진해운 미주-아시아노선 영업망을 인수한다. 당초 매각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66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선박 5척과 미국 롱비치터미널은 선택거래자산으로 분류돼 우선매수권을 확보하게 됐다.
15일 해운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 제6파산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한진해운 미주-아시아노선 영업망 우선협상대상자로 대한해운을 선정했다. 법원은 21일 본계약을 체결하고 28일 잔금납부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법원 측은 “대한해운이 입찰가와 고용승계 등의 항목에서 현대상선보다 우월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 자산은 한진해운 미주-아시아노선 인력, 해외 자회사 10곳, 물류운영시스템, 6600TEU 선박 5척 등이었다. 법원은 또 한진해운의 알짜자산으로 꼽히는 롱비치터미널에 대한 실사기회를 주고 원하면 터미널 지분을 인수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거래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본입찰은 미주노선 인력과 해외자회사, 물류운영시스템이 필수거래자산, 선박과 롱비치터미널은 선택거래자산으로 분류됐다. 대한해운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미주노선 인력 등 한진해운 무형자산을 우선적으로 인수하고, 선박과 롱비치터미널 등 유형자산에 대해선 우선매수권을 확보해 추가 인수에 나서게 된다. 선박과 롱비치터미널을 제외한 자산 가격은 1000억 원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고 거래관계자는 전했다.
대한해운은 우선매수권을 확보한 만큼 선박과 롱비치터미널 인수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한진해운은 롱비치터미널을 운영하는 토탈터미널인터내셔널(TTI)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분 46%를 보유한 스위스 해운사 MSC가 한진해운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최종 매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롱비치터미널은 미주노선 운영에 있어 중요한” 자산이라며 “MSC의 계약ㆍ권리관계를 살펴보는 중으로 조건이 맞는다며 지분을 인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700여 명의 한진해운 인력도 모두 고용 승계할 계획이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미주노선 관련 육상직원 293명, 해외직원 281명, 선박 인수시 해상직원 120명 등 700여 명의 고용을 승계할 예정”이라며 “우수한 인력들의 활용 문제도 같이 고민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해운과 삼선로직스를 인수한 SM그룹은 한진해운 미주 영업권까지 확보함에 따라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모두 거느린 종합 해운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SM그룹은 한진해운 전체 자산 인수에 최대 4000억~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