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로 국정 혼란이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컨트롤타워마저 불분명해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방향 수립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관련 부처들과의 협의를 통해 경기활력 제고, 일자리 창출, 수출 제고 등을 주축으로 큰 밑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추진 동력은 미약해 내달 얼마나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을지 의문이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기재부가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경기활력 제고, 일자리 창출, 트럼프정부 통상정책 대응 방안을 포함해 4차 산업 육성, 산업구조조정 등을 포괄한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다음 달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담길 내용에는 기재부가 10여 곳의 부처 간 업무조율이 필요하지만 진행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음 달 중에 발표할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의 발표 시기도 유동적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여러 부처와 업무협의를 진행해야 할 사안들이 적지 않다”며 “산업통상자원부나 국토교통부 등 관련부처 간 협의해야 할 사안이 많은 만큼 발표 시기도 유동적”이라고 귀띔했다. 이는 불과 며칠 전에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이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예년보다 앞당겨서 수립하겠다는 입장과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무엇보다 경제사령탑인 경제부총리의 위치가 불안한 상황에서 짜여지고 있어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의 부실정책 우려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청와대가 전격적으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내정한 뒤 기재부의 정책코드는 임 내정자에게 맞추는 모양새였다. 그렇지만 지난주 이후 기재부가 임 내정자에게 보고를 사실상 중단한 뒤 다시 유일호 부총리의 정책방향에 맞게 밑그림 작업을 그려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임 내정자 발표 직후에는 실·국장들이 내정자에 대한 업무보고를 강화했지만, 지난주 이후 모든 보고체계를 유 부총리로 일원화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곧 떠날 유 부총리의 명령이 제대로 설지도 의문이다. 또 새로운 경제사령탑이 오면 내년도 경제정책방향도 일정부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기재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결국 기재부가 어려운 시국에서 내놓은 ‘2017년 경제정책방향’은 경제부총리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미완성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