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곽성문 의원(대구 중·남구)은 지난 10년간의 정부보유분 비축유(원유) 구입 실적을 분석한 결과, 구입단가가 연중 최저가였을 때에 비해 약 1억6000만 달러 더 높게 구입되었다고 지적했다.
18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석유공사 국정감사에서 곽성문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총 17건의 원유 구입계약을 맺었는데, 총 계약물량은 2970만 배럴이며 구입비용은 약 8억900만달러에 달했다.
비축유 구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목표 물량을 최대한 싼 값에 구입’하는데 있다. 말하자면, 당해 연도의 목표 물량을 그 해에서 가장 유가가 낮을 때 사는 게 최선이라는 얘기다.
곽 의원은 각각의 비축유 구입시 적용단가가 연중 최저치(계약했던 해 기준)에 어느 정도 근접한지를 조사해 보았다. 그 결과, 최저치와 최고치 편차의 30% 이내로 최저치에 가까웠던 경우는 총 17건 중 약 40%인 7건에 불과했으며 최저치와 최고치 중간을 넘는 것도 6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3년도 두 번의 거래에서는 약 1년짜리 선도거래(가격 결정 1년후)가 이뤄졌는데, 계약을 맺은 2003년도 최저가가 24.87달러, 최고가가 32.66달러였는데 가격정산이 이뤄지는 시점에서는 계약당해연도 최고가보다 10여달러 더 비싼 42.59달러, 45.17달러의 가격으로 구매가 이뤄진 셈이 되었다. 이 두건의 구입비용은 최저가 거래시에 비해 약 7600만달러라는 차이가 있었다.
곽성문 의원은 “모든 비축유 구입이 연중 최저가에 이뤄졌을 경우(6억5207만1000달러)를 가정해 보면 약 1억6천만 달러나 차이가 났으며, 최저가로부터 30%선(최고가와의 편차 대비)에서 구입한 것(7억3449만9000달러)을 가정해도 약 7050만 달러의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하면서 “유가변동이 매우 심한 국제환경을 고려하면 항상 최저가에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최저가에 30% 정도 수준까지는 가야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결과론적으로, 석유공사는 지난 10년간 비축유를 비경제적으로 구입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 곽 의원은 “석유공사의 석유시황 분석능력이 그만큼 모자랐다는 데 큰 원인이 있다”면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연초에 수립하는 ‘당해 연도 비축유 구입계획’ 승인이 항상 늦게 이뤄져 최저수준을 보이는 연초 몇 달간에는 구입을 아예 하지도 못했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예산이 전년 말에 확정되어도 석유공사는 곧바로 비축유 구입을 실행할 수 없다. ‘공사법 시행령 제8조의 2’에 의거, 석유공사는 연초에 ‘당해연도 비축유 구입 계획’을 수립한 뒤, 산자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예산 집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정적인 시간 소요로 인해 연초 저가 시점에서의 비축유 구입이 어려웠던 것이다. 최근 수년간 국제 유가 변동 추이를 보면 1월부터 3월 사이가 연중 최저 수준인 현상이 반복됐다.
석유공사는 올해에도 350만배럴의 원유를 약 63달러에 구입하겠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두바이유 기준(석유공사는 주로 오만유나 바스라유를 구입한다. 별다른 가격차이는 없음)으로 올 초 1월달부터 3월까지 50달러 대였는데 4월에 60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현재 70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다. 내년에는 낮아질 거라는 믿음에서 연말쯤 선도가격을 통해 예산 범위내로 구입한다고 하는데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