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체들의 합종연횡 바람이 일본에서도 거세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가 자율주행차 기술 실용화를 위해 전자업체 NEC와 제휴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양사는 자율주행차 등 첨단 운전 지원 시스템 실현을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차 관련 제품을 공동 개발한다고 이날 정식 발표했다. 양사는 모든 것을 인터넷화하는 사물인터넷(IoT) 공장에 도입 및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보안 대책 등 포괄적인 내용이다. 덴소는 지금까지 도시바나 소니와는 일부 기술에서 제휴해왔지만 자율주행차 실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에서 광범위하게 제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별도로 덴소는 후지쯔와도 자회사 후지쯔덴 인수를 놓고 협상 중이다.
자율주행과 첨단운전 지원 시스템을 실현하려면 자동차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AI로 분석하고, 어디에 보행자와 장애물이 있는지 등을 판단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번 제휴에서는 NEC가 개발 요원과 AI 기술을 제공, AI가 위험을 예측하고 핸들이나 브레이크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이처럼 대형 부품업체와 IT 기업 간의 제휴는 세계적인 추세다. 독일 콘티넨탈이 핀란드 IT 거인인 일렉트로비트에서 자동차 소프트웨어 부문을 인수했고, 보쉬도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1만5000명을 확보했다. 신문은 이처럼 두 개의 산업이 융화하는 것은 서로 보완관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자율주행 및 통신 기능을 갖춘 ‘커넥티드카’를 실현하려면 IT 기업이 가진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엔진 계통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기기를 움직이려면 대규모 부품업체의 기술도 빼놓을 수 없다. 자기부담주의를 오랫동안 고수해온 덴소가 NEC와 후지쯔, 도시바, 소니 등 유명 전자 및 IT 업체와 손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아리마 고지 덴소 사장은 “제휴처를 제대로 선택해 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고 싶다”며 향후 제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