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에게 듣는다] 정운찬, “내 이념은 國益, 위기의 한국경제 ‘동반성장’으로 해결”

입력 2017-01-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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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 동반성장연구소 사무실에서 대선출마 배경을 설명하고 국내외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고이란 기자 hotoeran@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 동반성장연구소 사무실에서 대선출마 배경을 설명하고 국내외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고이란 기자 hotoeran@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설 명절까지 캠프 전열을 가다듬고 2월부터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을 전제로 “100일도 안 될 레이스에 중도하차는 없다”며 전력 질주 의지를 밝혔다.

정 전 총리는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 동반성장연구소에서 이투데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다른 대선 주자들보다 한국 경제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우위에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각종 경제지표를 제시하며 한국 경제를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그 해결책으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동반성장’을 제시했다.

정 전 총리는 정치권의 ‘제3지대론’을 두고는 “개헌을 고리로 삼는 사람은 불순해 보이고, 대통령 임기를 줄여 2020년 총선과 대선 일정을 맞추자는 사람은 더욱 불순해 보인다”면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을 향해 직격탄 날렸다.

그는 “내 이념은 국익이고, 실사구시”라고 밝히며, 경제 분야에선 △법인세 공제·감면 대폭 축소 △고소득자 증세 △기본소득제 도입 등을, 외교안보 분야에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재검토 △외교공관 앞 소녀상 설치 자제 △개성공단 재가동 및 확대 등을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19일 출판기념회에서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결심 배경은.

“6년간 동반성장의 문화 조성과 확산을 위해 노력해 왔다. 성과도 있었지만 여기서 속도를 더 내지 못하고 양극화가 고착화되면 우리 사회가 파탄 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특히 광화문 촛불을 보면서 수수방관하는 건 책임 회피라고 생각했다.

한국 사회의 큰 정변 뒤엔 항상 경제적 불평등이 있었는데, 3·1 운동 전 일제의 토지조사사업과 4·19 전 미국 원조 중단 등이 그렇다. 이번 촛불집회 역시 경제적 불평등이 국민들을 거리로 끌어냈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여러 분석을 내놓기보단 동반성장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캠프는 꾸렸나. KS(경기고 - 서울대) 인맥이 많은 건 아닌가.

“현재는 스태프 20 ~ 30여 명 정도가 일하고 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도움을 주는 다른 분들도 밝힐 예정인데, 명망가는 없다. 특히 제가 서울대 총장 출신이라고 해서 서울대 나온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할 텐데 그렇지 않다. 서울대를 일부러 배제할 필요는 없지만 제 사고를 유연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스태프 중엔 경기고, 서울대 출신이 거의 없다.”

△앞으로 선거운동은 어떻게 할 건가.

“설 연휴 끝나는 대로 전반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저는 경제로 경쟁하고 싶다. 가계부채 등 경제 현안에 관한 공개토론회를 매주 한 번씩 열어 실상을 전하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나가겠다.”

△정당 입당 계획은 없나.

“우선은 독자노선을 걷다가 동반성장이 시대의 화두, 시대정신이라는 데 동의하고 함께 가자는 이들이 있다면 같이하겠다. 문을 닫지는 않았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제3지대론은 어떻게 평가하나.

“최순실 게이트는 박 대통령의 자질이 부족한 이유도 있지만,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 때문에 생겨난 것 아니겠나. 국회 개헌특위도 있고, 개헌 공부하는 여러 단체들도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대선 전 개헌이 가능하다고 본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대안을 제시하라면 ‘의원내각제’를 선택하겠다. 그래야 다양한 아이디어가 정치에 반영되고, 다당제가 되고, 권력이 분산된다.

다만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는 불순해 보인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 되는 걸 막자고 그러는 게 말이 되나. 또 어떤 사람은 ‘내가 나이 많다고 하면 3년만 하고 그만둘게, 선거비용도 많이 드니 2020년에 총선·대선 같이하자’ 하는데, 더욱 불순한 사람이다. 선거는 비용도 들지만 우리도 평가로 얻는 게 있잖나.”

△혹여 중도하차하는 건 아닌가.

“아니다. 100일도 안 되는데, 충분히 갈 수 있다.”

△차기 대통령에 요구되는 덕목을 꼽아 달라. 본인의 강점은.

“우선 추락한 국격을 올려야 하고, 둘째 경제를 살려야 하고, 셋째 통일 지향적이어야 한다. 국격을 위해선 지도자의 정직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아 매우 비경제적이다. 경제 살리기에 있어선 50여 년 동안 국내외 유수 대학에서 경제를 공부하고, 가르치고, 글도 쓰면서 한국 경제를 관찰해온 제가 다른 주자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신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의 통일은 감당할 수 없으니 통일을 지향하면서 남북 간 대화를 해나가고 개성공단 같은 통일기반 사업을 재개해야 한다.”

△공약에 관해 묻겠다. 경제정책 구상은.

“동반성장 단기 3정책, 즉 초과이익 공유제와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정부 발주 사업의 중소기업 직접 발주제 등으로 중소기업에 돈이 흘러가게 하겠다.

중기적으론 기업이 투자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교육을 혁신하겠다. 대한민국의 창의성이 높아져야 첨단핵심기술도 나온다. 지(智)·덕(德)·체(體) 교육을 체·덕·지 교육으로 바꾸고, 한국을 Q&A(질의응답) 사회로 만들어서 학교에서 시험 몇 점 맞았느냐가 아니라, 오늘 질문 몇 개했냐고 자녀에게 묻는 부모들이 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돌파구는 북한뿐이다. 남·북·중·러의 경제 공동체를 두는 등 북한에 가서 길을 뚫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청년실업 등 일자리 문제가 화두이다. 일자리 창출 방안은.

“현재 우리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고용의 88%가 중소기업에서 이뤄진다. 중소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중소기업부를 설치하고 유인책도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에서 일할 의사가 있는 청년들은 학자금을 후하게 대출해 준다든지, 군대 문제 혜택을 줘 중소기업 취업 유도가 필요하다. 청년들이 대기업 취업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울대 경제학과 나와 삼성 가서 3년 이상 버티는 이들이 별로 없다. 중소기업 취업을 통해 성공하는 것이 대기업 승진보다 쉽다. 또 기본소득제처럼 창업 실패에도 대비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결국은 경기부양을 해야 한다. 경기가 좋아져야 기업 사정도 좋아져 고용을 할 수 있으니 재정 투입을 확대해야 한다.”

△법인세·소득세 논쟁은 어찌 보나.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 최고구간을 24%에서 22%로 내렸지만 재벌들에겐 똑같이 실효세율이 12 ~ 13%밖에 안 된다. 기업들이 어렵다는데 굳이 명목 법인세를 올리기보다 각종 공제, 감면제도를 대폭 정리해 제대로 내게 해야 한다. 다만 소득세는 고소득자에 대해선 올려도 된다고 본다.”

△사드 배치와 소녀상 설치 논란에 대한 입장은.

“절차적 문제를 먼저 짚고 싶다. 국회에서 결정해 사드를 배치했다면 중국이 별 말을 하지 못했을 텐데, 2년간 공론 과정 없다가 밀실에서 정했다는 우리의 약점을 중국이 알기에 애를 먹이고 있다. 또 제가 전문가들로부터 들은 바로는 남북 간 거리가 짧아 사드가 국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실익은 없고 손해는 많으니 재검토해야 한다. 대선 끝난 다음 중국에 가서 설득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사드보다 더 좋은 안보는 남북 대화다.

소녀상 문제는 국격의 문제다. 일본에서 10억 엔을 받은 게 너무 창피하다. 10억 엔이면 100억 원인데, 삼성이 최순실 정유라에 준 돈이 400억 원이라고 하잖나. 10억 엔 돌려주고 국민이 (성금을) 걷어 남은 할머니들을 위해 썼으면 좋겠다. 그리고 적어도 앞으로는 외교공관 앞에 소녀상을 세우는 건 자제하는 게 좋다고 본다.”

△스스로의 이념 성향을 정의하자면.

“이념의 시대는 갔다는 점을 우선 분명히 해둔다. 그럼에도 묻는다면 제 이념은 국익이고, 실사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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