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학교 길병원이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미국 IBM사의 인공지능(AI)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활용해 첫 진료를 시작하면서 국내에도 ‘인공지능 의사’ 시대가 열리면서 의료계의 AI 도입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국에서 상용화한 인공지능 의사 왓슨은 선진 의료기관의 문헌과 2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교과서, 1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학습해 의사가 환자의 질병 정보와 인적사항 등을 입력하면 최적의 치료법을 등급별로 단시간 내에 제공해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들어 의료계의 혁신과 발전, 환자들의 보다 질 좋은 치료 제공 여부를 좌우하는 것이 바로 AI라고 할 정도로 AI 중요성은 커졌다. 의료계의 AI 도입 본격화에 대한 논의와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선 의료계의 다양한 부문에 AI가 활용될 뿐만 아니라 첨단의 AI 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IBM의 왓슨 외에 미국의 엔리틱(Enlitic)은 X 레이, CT, MRI 등 이미지 데이터를 딥러닝 기술을 활용 분석해 특정 환자의 예방치료와 진단에 활용하고 있고 영상의학 로봇이 암을 진단하는데 AI를 활용하고 있다. 또 미국의 에이아이큐어(AiCure)는 처방 받은 약을 제시간에 적정량을 복용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AI를 이용해 이미지 속 사람과 약이 정확한지 분석한 후 의료기관으로 해당 정보를 전송한다.
이밖에 구글은 의사들과 협업을 통해 성인 실명의 주요 원인인 당뇨병성 망막증을 진찰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외국뿐만이 아니다. 서울아산병원은 폐암, 간암, 관상동맥질환의 영상판독을 지원하는 AI 기기를 개발하는 등 국내 병원과 의료계에서는 다양한 AI기술과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상당수 의료계와 의사, 전문가들은 의료계의 AI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일부에서는 AI의 도입이 의료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까지 하고 있다.
조용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 ‘똑똑한 기계들의 시대-인공지능이 만드는 미래 세상’에서 “인공지능은 질병의 진단, 처방, 시술 그리고 사전 예방과 사후 관리에 이르는 의료 기술과 제도 전반에 대규모 혁신을 가져 올 수 있다. 고도의 인공지능을 탑재한 의료용 로봇(그리고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의사들)이 의료현장에서 활약하면서, 진단과 치료(수술), 처방 등에서 인간적 오류나 실패는 최소화되는 반면, 지금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의료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다”며 의료계의 AI 도입을 매우 긍정적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