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공격에 동조하면서 대중국 압박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강한 시장 규제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상호주의’를 주장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들은 오랫동안 중국이 외국 기업을 적대시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현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미ㆍ중 관계에 날이 서자 미국 기업들의 환경은 더 악화했다. 미국 기업들이 ‘상호주의’를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미국에서 제약 없이 사업을 하는 것처럼 미국 기업에도 똑같은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암참)의 윌리엄 재릿 회장은 지난주 “상호주의를 둘러싼 강한 공감대가 있다”며 “상호주의를 발휘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암참 회원인 윌리엄 로소프는 “상호주의는 이번 주 이슈로 떠올랐다”며 “업계에서 상호주의에 관한 지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암참이 주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내 900개 미국 회원사 중 80%가 “예전보다 중국 시장에서 덜 환영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중국을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는 비율도 줄었다. 한 미국 기업 관계자는 “알리바바를 예를 들자면, 알리바바가 미국에서 사업하는 것처럼 우리 미국 기업들도 똑같이 중국에서 허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암참의 전 회장이자 APO월드와이드의 제임스 맥그리거 중국 지사장은 “상호주의를 중국 기업의 사업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할 수 없는 일은 중국 기업도 미국에서 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중국은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에 되묻고 있다”며 “우리는 그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어떻게 미국의 회사와 노동단체들이 응집력 있게 무역 및 투자 부분에서 상호주의를 이끌지가 난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반면 중국에 맞서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암참의 제임스 짐머만 전 의장은 상호주의를 적용할 시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위반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대(對)중국 투자에 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일부 미국 기업은 상호주의 방식의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컨대 미국이 중국보다 훨씬 앞서 있는 첨단 기술 분야는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에 대거 투자하거나 인수해 기술 격차를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