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한국지엠이 2016년 회계연도에도 연결기준 1조 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이 회사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한국지엠은 2015년 연결기준 704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유럽 철수로 수출량이 줄어든 데다 관련 부문 손실을 한국지엠이 떠안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2016년에도 이어져 전년과 견주는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회계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한 산은은 과거 한국지엠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GM과 ‘규모가 큰 다른 경쟁사에는 이 회사의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는 조항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여러 조항들로 인해 산은은 독자적으로 지분 매각을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노동계와 정치권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산은이 한국지엠 지분을 매각하려 할 때마다 이들은 ‘GM의 국내 철수에 대한 견제 장치가 사라진다’며 이를 반대했다. 정부 관련 기관이 한국지엠의 지분을 지속 보유, 노동 안정성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이다. 2012년 GM이 산은이 보유한 한국지엠 지분을 인수해 독자 경영권을 확보하려 할 때에도 노동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논리는 산은의 정책금융 강화 논리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대우조선해양, 한국항공우주 등 산은의 비금융 자회사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회사의 관리보다는 정책금융에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정부 관계자는 “산은이 한국지엠 지분을 보유한 기간에도 이 회사의 구조조정은 GM의 결정에 따라 진행됐다”며 “국책은행이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은 지나친 개입 논리”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한국지엠 지분 매각과 관련 유효 경쟁이 성립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상하이기차(SAIC)가 한국지엠 지분 인수를 최종 결정, 이를 추진해도 국가계약법에 따라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으면 매각은 유찰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SAIC가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다른 곳이 참여해도 허수라는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