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원 넘게 급락했다. 미국 연준(Fed) FOMC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밤사이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도 점도표의 상향조정을 하지 않았다. 이는 3월 금리인상설이 급부상하며 3월 FOMC가 상당히 매파적일 것이라는 관측을 깬 것이다.
장중 한때 1130원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결국 지지받는 모습을 보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당분간 하락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1130.0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한때 1129.3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28일 장중 기록한 1129.3원 이후 보름만에 최저치다. 장중 고점은 1133.9원이었다.
밤사이 역외환율도 급락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8.0/1129.0원에 최종 호가되면서 전일 현물환 종가(1143.6원) 대비 15원 내렸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2.87원 오른 999.43원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이후 나흘연속 1000원을 밑도는 흐름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FOMC 여파로 원·달러 레벨이 갭다운 시작했다. 많이 빠진 상태로 출발한 터라 장중 낙폭은 심하지 않았다. 이후 수급 공방속에 1130원대 초반에서 레인지 흐름을 보였다”며 “단기조정은 있을 것 같다. 이후 방향성은 추후 이벤트를 지켜봐야 할 듯 싶다”고 전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도 “루머에 (달러를) 사고 뉴스에 판 형국이 됐다. Fed의 3월 전격 인상이 부각되면서 FOMC가 지난해 12월을 뛰어넘는 매파일 것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졌었다. 반면 결과적으로 시장기대보다 덜 매파적으로 나오면서 달러 강세 포지션이 어젯밤부터 언와인딩하는 흐름이었다”며 “1130원대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달러 강세를 부추길만한 재료가 없다. 미 정부도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쪽 언급이나 정책을 내놓기 힘들어 보인다”며 “글로벌 리스크로 프랑스 대선이나 그리스 문제가 있지만 향후 한두달에 거쳐 파급될 것 같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롱달러 포지션을 털어낼 것으로 보여 한두달 가량 아래쪽에 무게중심을 둘 수밖에 없겠다”고 전했다.
한편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1.49엔 하락한 113.25엔을, 유로·달러는 0.011달러 오른 1.0736달러를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