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휩쓴 가운데 닭고기 생산자물가가 50%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제역파동으로 쇠고기 물가도 1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생산자물가는 공산품 상승에 따라 7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만 상승폭은 넉달만에 가장 낮았다.
이는 지난해 11월11일 AI 바이러스가 처음 검출된 후 그 여파가 확산한 때문이다. 급기야 산란계 부족에 따라 달걀 값마저 급등한 바 있다. 실제 달걀 값은 지난해 12월 전월비 24.7% 상승한데 이어 올 1월에도 40.9%나 올랐다. 2015년 12월 급등 영향도 당시 10월 AI가 발생한 때문이다.
AI에 이어 발생한 구제역 파동으로 쇠고기 생산자물가도 전월대비 4.8%나 올랐다. 이는 5개월만에 상승전환이며 작년 1월 5.6% 상승 이후 최고치다. 이같은 영향에 따라 축산물이 전월대비 5.7% 올라 전월(6.3%)에 이어 2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창헌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AI와 구제역 여파 이후 닭고기 등에 대한 수요가 회복됐지만 공급량이 따라가지 못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3% 올랐다. 이는 작년 8월 0.1%를 기록한 이래 7개월연속 오름세다. 다만 상승폭은 작년 10월(0.3%)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부문별로는 농림수산품이 2.0%, 공산품이 0.3%, 서비스가 0.1% 올랐다. 특히 공산품 중 제1차금속제품은 원료탄과 철광석 등 원자재값 상승을 반영하면서 전월비 2.1% 상승했다. 화학제품도 유가상승과 에틸렌 및 벤젠의 글로벌 공급부족, 일부 설비보수 등이 영향을 미치며 0.8% 올랐다.
이 과장은 “생산자물가가 7개월째 올랐지만 상승폭은 둔화됐다. 공산품이 1차 금속제품과 화학제품 위주로 상승한 게 전체 생산자물가 상승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반면 전년동월대비 기준 생산자물가는 4.2% 올라 2011년 12월(4.3%) 이후 5년2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