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의 2300선 시대가 개막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바통 터치로 삼성전자 등 대형주 위주의 강세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71포인트(0.33%) 오른 2311.74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급등세를 보이다 장중 2326.57까지 올라 10일(2323.22) 이후 9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22일 종가 기준 역대 처음으로 2300선 고지를 돌파한 후 2거래일 연속 신고가 랠리다. 다음 날인 24일에도 2319.37로 상승 출발한 데 이어, 오전 10시 32분 현재 전장 대비 3.72포인트(0.16%) 오른 2315.46를 기록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급등장의 일등공신은 단연 기관이다. 기관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하루 새 2813억 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이는 5년 9개월 전인 2011년 8월 19일(5057억 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최근 매집 물량을 늘린 국가 지자체(1077억 원)의 차익 실현에도 연기금(3394억 원)이 압도적 매수세를 나타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621억 원, 54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으나 대세적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연기금의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도 눈에 띈다. 연기금이 지난 4월 23일 이후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코스피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KODEX200ETF(상장지수펀드)로 1877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외에도 TIGER200ETF, KODEX레버리지ETF 등을 각각 500억 원어치 이상 순매수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팀장은 “삼성전자 주도의 대형주 강세장이 이어지는 한, 연기금의 ETF 매수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코스피 대세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해외 투자은행(IB) 업계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코스피 목표지수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실제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UBS와 노무라,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 등 5개사는 최근 코스피 목표지수로 2250~2600포인트를 제시했다.
국내에서도 한국 증시 부흥 기대감이 크다. 한화투자증권은 10일 보고서를 통해 2017년 코스피 전망치를 기존의 2300대에서 2500대로 상향 조정했다. 마주옥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상 최고치 경신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상장사들은 저평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