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과거 고착화 돼 있던 특정 산업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대기업들 사이에서 자원개발이나 부동산개발, 유통, 바이오 등 전통적인 자신들의 사업군이 아닌 타 사업군에 대한 사업진출 공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통신사업자인 SKT가 유통업 진출을 추진중이며 석유화학회사로 널리 알려진 한화 역시 우라륨 탐사 등 자원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전통적인 석유유통업체인 대성산업은 부동산 개발과 유통사업으로의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섬유업체였던 효성과 코오롱은 각각 풍력발전과 친환경사업을 향후 주력사업군으로 키울 생각이다.
이처럼 돈이 되는 사업군에 업종을 불문하고 국내 대기업들이 서로 뛰어들면서 과열 경쟁 양상까지 낳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중소기업들의 생활 터전까지 침범함으로써 대중소기업간의 위화감을 더욱 조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미 국내 대기업들이 신수종사업 발굴에 특별팀을 만들면서까지 가동하는 것을 볼 때 이같은 현상은 이미 일반 보편화 돼 버린 상황이다.
전통적인 통신업계의 대표주자인 SK텔레콤은 내년 1월 오픈 마켓 진출을 선언하면서 유통업 진출을 시도중에 있다.
SKT는 내년 1월 오픈마켓 T몰을 오픈할 예정으로 현재 내부적인 검토와 준비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T몰은 '오픈마켓'과 머천트(merchant) 몰이라 불리는 '전문몰'이 합쳐진 '하이브리드몰'이라는 새로운 형태다. 이에 앞서 SKT는 지난해 하반기에 모닝365(도서), 체리야닷컴(화장품), 바바클럽(의류) 등의 전문몰을 사들였다.
또 대성산업은 17일 공시를 통해 경남 거제시에 백화점 토지, 건물 매입 및 임대 사업을 위해 736억원에 투자키로 결정했다.
석유가스 판매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고 대성산업은 보유 부동산 개발, 해외자원개발 등으로 성장성을 갖추고 있으며 부지 개발 이후 유통업체 설립.운영을 통해 현금 회전율이 뛰어난 사업체로 키울 속셈인 것이다.
아울러 LG그룹과 코오롱은 지난 11월에 각각 태양광 발전사업을 위한 신규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LG는 태양광 발전사업 위한 LG솔라에너지 신규설립(자본금 16억원)키로 했으며 코오롱은 물 사업과 함께 태양광 사업을위해 중국 China Water Affairs Group(CWA)과 조인트 설립에 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부터는 태양전지도 본격 양산할 계획으로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태양광발전 건설 공사를 턴키(Turn-key)방식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최고 그룹인 삼성도 지난 8월 삼성전자 차세대연구소 산하에 '광에너지랩'을 만들어 태양광 사업에 본격 출사표를 던졌다. 또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한국인으로는 최고위직에 오른 최치훈 전 GE에너지 아시아태평양총괄 사장을 삼성전자로 전격 영입했다.
삼성은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면서 크게 소재분야는 삼성전자가 맡고, 전지는 SDI가 주관하며, 시스템 및 설치 등을 담당하는 서비스는 삼성물산과 에버랜드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이른바 '썬(SUN)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때 바비오 바람이 불어 미래 성장 동력의 주축으로 꼽히면서 LG와 SK, CJ 등 첨단바이오 사업에 이미 진출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