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수조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과세당국으로부터 600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해 대우조선에 2조9000억 원의 자금을 수혈키로 한 산업은행의 자금지원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1일 업계와 사정기관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올해 4월까지 약 6개월간 대우조선을 대상으로 심층(특별)세무조사를 진행,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 약 600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대우조선에 600억 원대 세금 이외에 수 십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조세포탈과 관련해 검찰 고발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세무조사는 대규모 분식회계와 관련해 검찰이 대우조선 전·현직 경영진을 상대로 전방위 수사를 벌이는 가운데 착수됐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부과한 추징금이 대우조선뿐만 아니라,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지분율 79.04%)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수혈받은 자금의 일부를 세금으로 납부하거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에 대납을 요청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우조선에 세금이 통지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대납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며 “대납 요청이 와도 법적으로 의무가 없고, 오히려 다른 주주들도 있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독자적으로 대납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규자금 일부를 세금을 납부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우조선 한 달 운영자금이 약 1조 원인데 세금 600억 원이면 6% 밖에 안된다”며 “돈에 꼬리표가 없으니 그게 꼭 신규 자금에서 나간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대우조선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손실 1조60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 대비 45.2% 감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