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10년 물가연동국고채 발행이 2년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부도 물가채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나 고민만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2015년 1월 500억원 인수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PD와 PPD 최대인수물량 4470억원과 비교해도 불과 12.1%에 그친다. 역시 2015년 1월(9.8%) 이후 가장 저조했다.
이는 국제유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소비자물가(CPI)도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날(20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43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1월14일(42.26달러) 이후 7개월만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내 물가에 영향이 큰 두바이유도 45.49달러에 머물고 있는 중이다. 지난 15일에는 45.45달러까지 내리며 작년 11월30일(43.63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물가채가 잘 유통되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도 입찰 부진 요인으로 꼽았다. PD입장에서는 물량 인수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셈이다. 또, 기재부가 PD와 PPD의 요구를 수용해 지난달부터 이들의 의무수량제도를 폐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물가채는 사실 메리트가 없다. 수요처도 불투명해 기관들이 운용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같은 부진에 정부는 애써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아울러 물가채 활성화 방안에 대해 시장 의견을 수렴하는 등 노력 중이지만 사실상 뾰족한 묘안이 없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채가 3조원 가까이 발행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입찰결과는) 보기에 따라 다르다. 물가채 개편방안을 마련하면서 PD평가에서 제외했고 (그런 와중에도) 지난달엔 발행이 무난했다”며 “이달 발행결과도 감안해서 (개편안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다만 시장 수요와 상황을 보는 차원으로 아직 정하지 못했다. 한 종목을 시장에서 빌딩(활성화)하는 것이라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물가채 지표물인 16-5 종목 발행 물량은 첫 발행된 지난해 6월 이후 오늘까지 총 3조2430억2000만원어치를 기록 중이다. 기재부는 앞서 물가채 지표물 발행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다시 늘리면서 이달 새지표물 대신 16-5호가 그대로 발행됐다.
박태근 삼성증권 WM리서치팀 자산배분전략담당 수석연구원은 “기존 대책이 공급조절이었으니 아무래도 수요 확충이 나와야할 듯 하다. 개인비과세 부활 등 실질적인 수요개선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물가가 조금만 올라도 당국이 이를 잡으려 하는 것도 기관 입장에서는 매수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