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국내 의약품 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한다는 의미있는 지표가 나왔다. 램시마의 원료의약품인 램시마원액은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을 통틀어 단일 제품 생산실적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원료의약품 생산실적 중 17%를 램시마 1개 품목이 차지할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했으며 국내 바이오의약품의 무역수지 개선도 이끌었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6년 의약품 생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은 18조8061억원으로 전년대비 10.8% 증가했다. 원료의약품 생산실적은 2015년 2조1136억원에서 지난해 2조4932억원으로 18.0% 늘었고 완제의약품 생산실적은 14조8569억원에서 16조3129억원으로 9.8% 신장했다.
업체별 의약품(원료의약품+완제의약품) 생산실적을 보면 한미약품이 가장 많은 70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4.7% 증가했으며 전체 의약품 생산실적 중 3.8%를 차지했다. 종근당이 2015년 6015억원에서 13.8% 증가한 6846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대웅제약(5801억원), 녹십자(5756억원), 동아에스티(543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원료의약품 업체 중에는 셀트리온이 4139억원으로 2위 유한화학(1749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원료의약품 중 점유율 16.6%를 차지했다. 국내 대표 원료의약품 업체 경보제약(1368억원), 종근당바이오(1222억원), 에스티팜(1072억원) 등을 압도했다.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효과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원료의약품인 램시마원액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공급하는데 램시마가 유럽 시장 안착을 발판으로 지난해 미국 시장으로 수출 지역을 확장하면서 램시마원액의 생산량도 급증했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73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셀트리온의 원료의약품 생산실적 4139억원은 모두 램시마원액이 차지하는데 전체 원료의약품 생산실적의 16.6%에 달한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원료의약품의 3분의 1은 램시마원액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램시마원액의 생산실적은 원료의약품 2위 유한화학의 ‘유한화학레디파스비르아세톤용매화물’(760억원)의 5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완제의약품 영역으로 확장해도 램시마의 존재감은 더욱 돋보인다.
지난해 완제의약품 생산실적 1위는 얀센백신의 ‘퀸박셈주’로 933억원어치 생산됐다. 퀸박셈은 얀센백신(옛 베르나바이오텍)이 국내에 공장을 세워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인플루엔자 예방백신이다. 퀸박셈의 생산실적은 램시마원액의 22.5%에 불과하다.
램시마원액은 한독의 ‘플라빅스’(728억원), 녹십자의 ‘알부민주20%’(728억원)와 ‘정주용헤파빅주’(615억원), 삼진제약의 ‘플래리스’(604억원) 등 국내업체들이 생산하는 간판 전문의약품 뿐만 아니라 ‘까스활명수큐’(483억원), ‘아로나민골드’(393억원), ‘판피린큐액’(316억원) 등 주요 일반의약품의 생산실적보다 월등히 많았다.
램시마원액의 생산실적은 지난해 완제의약품 수입실적 1~5위를 차지한 ‘소발디’(1215억원), ‘비리어드’(754억원), ‘하보니’(714억원), ‘프리베나13’(526억원), ‘조스타박스’(515억원)를 합친 금액(3723억원)보다 많은 수치다.
‘램시마 효과’는 국내 바이오의약품의 수출 실적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바이오의약품의 수출 실적은 1조2346억원으로 전년(9156억원)보다 34.8% 늘었다. 2014년(6203억원)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합성의약품의 수출 실적(3조6209억원)이 2015년(3조3348억원)과 2014년(2조5442억원)에 비해 각각 8.6%, 42.3% 확대된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성장세다.
바이오의약품 무역수지(수출-수입)는 2014년 3031억원 적자에서 2015년 803억원 흑자, 2016년 1770억원 흑자로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다. 반면 합성의약품 무역수지는 2014년 2조9510 적자, 2015년 2조2668억원 적자, 지난해 2조9195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대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