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을 투자해 5년 뒤 손에 쥔 금액이 2300원이라면 성공한 투자일까. 해당 금액의 복리 기준 연간 이자율은 18%다. 적지 않은 수익률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잔 전 투자유치(Pre-IPO)에 투자하는 기관들도 이 회사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를 비롯 교직원공제회(1000억 원), 군인공제회(500억 원), 행정공제회(400억 원) 등은 현대삼호중공업에 투자하면서 내부수익률(IRR·Internal Rate of Return)을 16~19% 대로 잡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IRR는 투자 기간 중 현금의 입출금이 있을 경우 모든 입출금을 현재 가치로 반영해 수입과 지출을 0원으로 만들어주는 할인율이다. 장기간 투자할 때는 여러 해에 걸쳐 발생하는 지출과 수입을 현재의 시점 기준에서 평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수입과 지출을 0으로 만들었을 때 발생하는 할인율을 통해 투자 판단을 내린다. 이 때 나오는 할인율은 원금보다 많아야 플러스가 발생하며 조달금리보다 높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IMM PE 등이 IRR를 16~19%로 설정한 것은 자본이득(Capital Gain)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현대삼호중공업의 유상증자 조건 중 하나는 주당 발행가액의 연 2% 현금배당(Income Gain)이다. 이런 상황에서 IRR를 16~19%로 설정한 것은 회수 시점이 투자 후 5년이란 시간차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 자본이득을 연간 24%에 달하는 것으로 본 셈이다.
IRR는 배당이익과 자본이익을 합해 계산한다. 쉽게 말해 IRR 18.6% 기준 1000억 원을 투자하면 5년 간 20억 원씩 100억 원의 배당이익, 5년 뒤 상장시 2200억 원의 자본이익 등 모두 2300억 원을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익률은 결코 작지 않은 금액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Pre-IPO 투자 시 IRR이 20%에 근접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불확실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유상증자 이후 5년 내에 상장해야 한다. 이 회사는 2020년 전후를 상장 시점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현재 중공업 업황 시황이 바닥이란 것이 증명되야 한다. 업황 회복이 더디거나 현재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면 상장 자체가 어려워 질 수 있다. 상장된다 해도 시가총액이 2조64000억 원(신주 발행금액인 주당 5만6000원 기준)을 미치지 못하면 투자자들은 원금을 건지기 어렵다.
연기금 업계 관계자는 “상선 중심으로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상반기까지 10억 달러(15척) 규모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수주한 규모 11억 달러에 견주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