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며 한달만에 1120원대로 주저앉았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 물가지표가 부진한 탓에 글로벌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스피가 사흘연속 역대 최고치행진을 이어가는 등 위험자산선호 심리도 한몫했다.
실제 지난주말 발표된 미국 6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보합을 기록해 시장예측치를 밑돌았다.
반면 원·달러가 다시 박스권으로 회귀하면서 방향성에 대한 자신감은 상실한 분위기다. 단기 대응 가능성이 높은데다 위험선호와 이번주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금리결정 이벤트가 겹쳐 이번주 기존 박스권인 1120원에서 1140원 사이 움직임을 예상했다.
역외환율도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9.0/1129.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33.3원) 보다 3.65원 떨어진바 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0.47포인트(0.43%) 상승한 2425.10을 기록하며 사흘째 역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87억64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장중 1128원을 중심으로 주된 거래가 이뤄졌다. 최근 미국채 움직임은 고용보다는 물가지표에 더 연동하는 분위기로 지난주말 발표된 미국 물가지표가 부진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며 “장중에는 수급에 따라 등락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1120원에서 1140원 레인지 장에서 1150원대까지 거래됐다가 의외로 1120원대로 회귀했다. 시장 참가자나 업체들 모두 방향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그때그때 짧게짧게 움직이려 할 것 같다. 내일장은 5원 정도 등락 수준인 1123원에서 1132원 정도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가 미 물가지표 부진에 전체적으로 약했다. 코스피도 올라 위험선호 현상도 있어 원·달러가 하락압력을 받았다. 반면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함에 따라 낙폭은 제한됐다”며 “이번주 1120원에서 1140원대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 미국 물가지표 부진에 달러가 하락압력을 받고 위험선호 현상도 이어지겠지만 해외투자 수요가 꾸준한데다 이번주 BOJ와 ECB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박스권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0.14엔 오른 112.67엔을, 유로·달러 환율은 0.0021달러 떨어진 1.1448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