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탄도미사일 중국도 사정권”…북한이 시진핑 위협하는 이유는?

입력 2017-08-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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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반식민지화’ 방지 의도…대미 수교도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는 수단 될 수도”

▲북한이 5월 21일 발사한 탄도미사일 ‘북극성2’에 탑재된 카메라가 지상의 모습을 촬영해 보여주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5월 21일 발사한 탄도미사일 ‘북극성2’에 탑재된 카메라가 지상의 모습을 촬영해 보여주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 주변 해역에 떨어지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한 것이 지난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개발에 성공한 신형 탄도미사일이 중국 전역도 사정 거리에 두고 있다며 자신의 최대 동맹국을 위협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고 1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의 한 고위층이 이런 발언을 했으며 이는 극비로 취급됐지만 국경을 넘어서 중국 측에 흘러들어갔다. 이는 현재의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를 풀이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서 중 하나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한편 북한이 지난 5월 21일 공개한 동영상도 중국을 위협하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당신 북한 국영방송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참석한 가운데 평안남도 북창리에서 고체연료를 이용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2’가 발사되는 장면을 대대적으로 방영했다.

당시 미사일은 소형 카메라를 탑재해 지상에서 멀어지는 모습을 상당히 오래 촬영했는데 군사전문가들은 해당 영상이 중국 지형을 계속 보여주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미사일이 동해에 떨어졌는데 영상은 계속 서쪽을 비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영상에서 중국 랴오닝성 다롄 등 랴오둥반도가 선명하게 보였으며 서쪽으로 수도 베이징은 스모그를 포함한 두터운 구름에 가려져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메라가 일부러 초점을 베이징 상공으로 옮기는 모습이 나타났다.

북한이 중국이 제지하는 탄도미사일로 굳이 중국 지형을 도촬해 공개한 것은 ‘혈맹(血盟)’이라고 칭하는 관계에 어긋나는 ‘신의(信義)의 문제’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즉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영상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협하려는 의도를 전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워싱턴을 정밀 공격할 능력은 부족하다. 그러나 평양에 가까운 베이징과 상하이라면 비교적 용이하다.

북한은 중국의 제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상을 공개하기 전 “레드라인을 넘어 섰다”며 전례 없는 비판도 쏟아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예속된 것은 분명하다. 석유만이 아니다. 북한 시장에 중국산 일용품이 넘칠 정도로 이제는 중국 없는 북한 주민 생활은 성립되지 않는다.

이에 한 북ㆍ중 관계 전문가는 “김정은은 중국에 ‘반식민지(半植民地)’가 되는 것을 방지하는 수단으로 핵무기를 생각하고 있다”며 “다양한 탄도미사일과 함께라면 경제적으로는 못 미친다 하더라도 중국과 대등한 입장에 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미국과의 국교 수립도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는 바로 중국이 걸어왔던 길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중국은 유엔에 가입하기 전인 1964년 10월 도쿄 하계올림픽 중에 핵실험에 성공했다. 1967년에는 수소폭탄 실험이 뒤를 이었고 1970년에 탄도미사일로 인공위성도 쏘아 올렸다. 그 결과가 세계를 놀라게 한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에 이은 국교 정상화다. 북한은 1960년대 중국과 같은 전략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문화대혁명 발동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중국의 상황도 지금의 북한과 비슷했다.

북중 관계는 지난 수년간 상당히 꼬여 있었는데 중국의 권력다툼이 그 주요 요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에서 중국과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했던 것은 김정은의 고모부이며 처형됐던 장성택이다. 장성택은 2012년 8월 17일 당시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의 후원을 받아 김정은을 축출하고 그 형인 김정남을 옹립하려는 중대 제안을 했다. 그러나 후진타오는 직전에 열렸던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측근인 링지화의 비리가 폭로돼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것이 바로 장성택과 김정남의 운명을 결정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또 당시 김정은과 은밀히 내통했던 저우융캉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비밀리에 이런 장성택의 움직임을 김정은에게 통보했다. 저우융캉은 당시 공안과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정법위원회 서기도 맡고 있었다.

격노한 김정은은 결국 지난 2013년 말 장성택 처형에 이어 올해 2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 형 김정남도 독살했다. 5년에 걸쳐 중국과 끈을 대고 있던 인사들을 모조리 숙청한 것이다.

저우융캉은 지난 2013년 12월 공식적으로 구속됐는데 죄목 중에는 국가기밀 누설도 포함됐다. 바로 저우융캉은 지난 2012년 여름 도청으로 얻은 장성택과 관련된 정보를 김정은에게 누설한 혐의를 받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후 김정은은 중국의 말을 그대로 따라서는 안 된다는 인식으로 핵무기로 중국 전역을 조준하고 있다며 반대로 시진핑을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도 가만히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이달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찬성했다. 또 중국 해군은 최근 서해와 보하이에서 대규모 미사일 훈련도 실시했다. 바로 북한의 미사일 탑재 카메라가 촬영했던 그 바다에서 훈련을 실시해 북한 공격을 검토하는 미국은 물론 북한에도 압력을 가한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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