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회장과 KB국민은행장 분리 방침을 이르면 다음 주에 발표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이사회는 오는 26일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윤종규 회장의 심층평가 직후 국민은행장 인선 절차를 공개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 단독으로 인터뷰가 진행되지만, 최종 후보자 추천까지 남은 절차가 있는 만큼 이달 말께 국민은행장 분리 문제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 회장·은행장 분리 가능성은 지난해 말부터 제기돼 왔다. 현재 KB금융 회장과 국민은행장 겸직 구조는 이른바 ‘KB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윤 회장의 임시방편이었다.
앞서 KB금융은 2014년 9월 주 전산기 교체 문제로 촉발된 회장-은행장 간 권력 암투로 빚어진 내분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당시 임영록 KB금융 회장,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동반 사퇴했고, 이듬해 1월에는 정병기 감사가 물러났다.
국민은행장 분리가 기정사실로 되면서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 안팎에서는 아직까지 내부 출신이 국민은행장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 현재 거론되는 유력한 시나리오는 국민은행장을 내부 출신이 맡고 2년 넘게 공석인 상임감사 자리를 외부에 내어주는 것이다. 상임감사는 국민은행의 2인자로 불린다.
KB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임은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에서 추천한다. 윤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최영휘·박재하·김유니스경희 사외이사, 이홍 사내이사(국민은행 부행장) 등 5명으로 구성된다.
이미 상시지배구조위원회는 국민은행장 후보군으로 계열사 CEO를 포함한 ‘롱리스트’를 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유력 후보로는 이번 차기 회장 인선에서 최종 면접을 고사한 김옥찬 KB금융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을 비롯해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등이 꼽힌다.
국민은행 부행장 중에서는 이홍 부행장과 여성 임원 중 박정림 부행장 겸 KB금융 WM(자산관리) 부사장 등이 언급된다.
다만 윤 회장이 연임이 확정적인 만큼 국민은행이 외부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KB금융은 정부의 지분이 없지만,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정책금융기관이었던 주택은행과 합병을 통해 출범해 낙하산 인사에 취약한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경영진 인사에 정부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국민은행장 분리는 오래전부터 윤 회장이 준비해 온 것으로 안다”면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최적의 방안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