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택지개발 사업을 통해 건립된 주거지역을 꼽자면 목동 상계동 창동 개포동 가양동 등이 있다. 이중 목동과 개포동은 각각 중대형 평형 위주라는 특성과 지역적 여건이란 두 가지 이유로 현재까지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 하지만 상계동과 가양동은 소형평형에 특히 임대 아파트가 많다는 이유로 건립 20년이 지난 지금도 별다른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도봉구 창동은 배가 아프다. 창동 역시 택지지구로 개발됐지만 중대형평형 위주로 형성돼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근에 대형 택지지구인 상계동이 함께 있어 자연스레 상계동의 '포스'에 눌리고 만 것. 이러한 창동이 최근 들어 노원구에 궤를 달리할 새로운 개발에 들어갔다. 바로 주인공은 최근 착공에 들어간 창동 민자역사다.
창동 주택시장이 활황세를 준비하고 있다. 지는 2006년 하반기 나타난 소형 아파트 강세 때문이 아니다. 지역 개발열기에 따른 것이어서 이번 활황세는 어쩌면 20년 만에 창동의 위상을 바꿔놓을 수도 있을 거란 기대감까지 팽배하다. 창동 민자역사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데 이어 건설교통부가 창동차량기지 이전을 공식 승인하게 되면서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창동 아파트들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창동 현재 중개업소 관계자는 “개발 사업이 가시화된 12월부터 창동 단지들의 거래가 활발해졌다”며 “현재 창동 쌍용아파트 82㎡가 2억7500만원 선으로 한 달간 500만원 가량 상승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뱅크 시세조사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창동의 아파트 평균 3.3㎡당 가격은 987만원으로 지난 11월의 가격인 962만원에 비해 1.5%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의 평균 3.3㎡당 가격 상승률인 0.7%(1644만원→1655만원)보다 0.8%p 더 높은 수치다. 특히 중소형 단지들의 가격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민자역사 개발과 차량기지 이전 등 주변 개발호재도 풍부해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창동 중개업자들은 전한다.
2010년 8월 완공예정인 창동민자역사는 지하 2~지상 11층 연면적 8만 6898㎡ 규모로 총 1500여 개의 상점이 들어서게 된다. 이곳에는 아울렛 매장과 함께 각종 쇼핑몰 영화관 전문식당가 대형가전제품 매장 등이 입점할 예정이며 지상 3층과 옥상에는 소규모 광장이 조성될 계획이다.
창동민자역사는 지난 3년 동안 시공사 문제로 인해 사업이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다. 2006년 대우건설이 첫 시공을 맡았지만 회사가 매각되면서 계약이 해지됐고 이후 대덕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시공비 문제 등으로 지난 8월 돌연 계약을 파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효성건설이 시공을 맡아 12월부터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면서 창동민자역사 사업은 다시 활기를 띠었다.
창동역은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의 환승역으로 하루 7만 명 이상 이용하고 역 주변으로는 13만 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어 상권형성에 유리한 입지를 지니고 있다. 창동 양지공인 대표는 “현재 창동역 일대는 이마트 및 하나로마트 등의 상업시설과 유흥시설이 밀집돼 있다”며 “여기에 2010년 민자역사까지 개발을 완료하면 창동역 일대는 하루에 1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대형상권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지난해 11월 21일 건설교통부가 창동역과 700m 떨어진 창동 차량기지 이전을 승인한 것도 창동 집값상승을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다. 창동 H공인 대표는 “창동 차량기지와 민자역사가 인접해 있는 동아 105㎡의 경우 개발이 확정된 이후 1000만원 가량이 올랐다”고 말했다. 창동 차량기지는 총 24만 8000㎡ 규모의 문화 체육시설 비즈니스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