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와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주간 아파트값이 상승에서 보합으로 바뀐 것은 올해 2월 마지막 주 이후 34주 만이다. 상승세가 가팔랐던 세종도 약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울산 및 경상권도 조선업 등 지역경기 침체와 신규 입주물량 공급 부담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가 지속되며 지난주 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 역시 지역별 편차는 있지만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광진구, 마포구 등 대부분 지역에서 관망세가 나타나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매매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던 지역은 가계부책 종합대책 등 연이은 정책 발표로 일부 매수 대기자들이 전세 유지로 돌아서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가을 이사철 수요 감소 및 신규 입주 아파트 전세 공급 증가로 인해 상승에서 보합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하락 현상은 주택의 거래량 감소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8만4350건으로 지난해 9월(9만1612건)과 올 8월(9만6578건)에 비해 각각 7.9%, 12.7%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래량이 전년 동월 대비 11.3% 감소한 4만6019건, 지방은 3.6% 감소한 3만8331건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의 거래량 감소폭이 컸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서울지역의 거래량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797건에 불과했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10월 거래량인 1만2878건에 비해 70%가량 감소한 수준이고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역대 10월 거래량 가운데 세 번째로 낮다.
전월세 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지역의 10월 전월세거래량은 1만2329건으로 서울시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격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새 아파트에는 수요가 몰리면서 문을 여는 견본주택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서울지역 단지들의 경우 주택 평형에 따라 수십에서 수백대 1의 청약률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4개 단지가 청약에 나서 100%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규제책을 내놓고 있고 내년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정책 시행을 앞두고 있어 시장의 관망세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서울은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지만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악재로 지방 청약 시장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