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찾아오는 간염은 간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다. 이 때문에 방심하고 있다가 큰일이 날 수 있다.
간염은 바이러스, 알코올, 약물과 자기면역 등에 의해 발생한다. 이 가운데 바이러스성 간염은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A형, B형, C형 등으로 구분한다. 각 형에 맞는 예방법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A형, 예방접종하면 항체 95% 이상 생겨 = A형간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된다. 전염이 아주 잘 돼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걸리는 경우가 많아 주로 단체생활을 하는 학교나 군대 등에서 집단 발병할 위험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A형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6806명으로 2014년 6222명에 비해 9.4% 증가했다. 최근에 A형간염이 발생이 증가한 이유는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 자연적으로 A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명역이 생기지 않은 20~30대에서 발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A형간염은 급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약 한 달의 잠복 기간을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피로감, 메스꺼움, 발열, 구토, 설사, 복통, 황달 등이 있다. A형간염은 어릴 때는 가볍게 앓고 지나가지만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감염 후 면역력이 생기기 때문에 다시 걸리지 않고 간경변증이나 간세포암으로 진행이 되진 않는다. 드물게 급성 간부전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A형간염은 예방백신을 접종하면 항체가 95% 이상 생긴다.
△B형, 간암 발생원인 70%… 치료제 있지만 완치 어려워 = B형간염은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되는 위험이 높은 바이러스다. B형간염은 간암 발생 원인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 감염자의 10% 정도가 만성간염이 되며, 만성 B형간염 환자의 25~40%는 간경변증이나 간암까지 악화한다. 반면 90~95%는 회복되고 재감염에 대한 면역이 생긴다.
B형간염 바이러스는 산모로부터 신생아에게 수직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수직감염의 경우 90% 이상이 만성간염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B형간염 보균자 산모로부터 태어난 아기는 생후 12시간 이내에 면역글로불린과 예방백신 모두를 접종해야 한다. 성 접촉이나 혈액, 체액 등을 통해서도 감염된다. 지난해 B형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36만2500여 명으로, 2014년 32만8500여 명에 비해 10.3% 늘었다. 주요 증상은 피로, 구역감, 소화불량, 황달 등 A형간염 감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B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있어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치료제는 주사제와 항바이러스제가 있다. B형간염은 완치가 어려워 평생 치료해야 한다.
△C형, 수혈·오염된 주사기 주요 감염경로… 치료제 효과 높아 = C형간염은 주로 혈액이나 주사기, 면도기, 칫솔, 손톱깎기 등으로 감염된다. 오염된 주사기, 문신, 피어싱 등도 주요 감염 경로다.
지난해 C형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5만여 명이었다. 2년 전에 비해 11.8%가 증가했다. 다만 C형간염은 아직 국가검진 항목에 포함되지 않아 이 수치가 국내 C형간염 환자를 모두 포함한다고 볼 수는 없다.
15~150일의 잠복기 후 나타나는데 초기 증상은 감기몸살이나 피로감, 메스꺼움, 구역질, 식욕부진 등이다. 만성이 돼도 전혀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감염된 성인 중 20~50%는 자연 회복되지만 50~80%는 만성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C형간염은 바이러스 변이가 많아 A, B형과 달리 백신이 개발되지 못했다. 다행이 C형간염은 치료제 효능이 좋아 12~24주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90% 이상 가까이 완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