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더블린이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떠오르고 있다. 브렉시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파로 기업들이 영국 런던 이외의 지역에 관심을 높이는 영향이라고 1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더블린에 ‘그랜드 캐널 독’이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IT 산업의 중심지라는 의미에서 ‘실리콘 독’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리피 강변을 따라 이 지역을 10분만 걸으면 구글,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의 본사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아일랜드에서 이러한 거대 IT 기업들은 수 천명의 숙련 일자리를 창출했다. 동시에 2008년 이후 경제 침체를 겪은 아일랜드를 회복세로 벗어나게 한 주역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더블린이 브렉시트의 수혜를 보는 대표 도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면서 글로벌 금융과 IT을 주도했던 런던을 대체할 만한 도시가 필요해졌고, 그 후보로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이 물망에 오른 상황이다. 그 속에서 더블린도 유망 도시로 떠올랐다. 특히 더블린은 핀테크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더블린테크서밋의 반 잉글리쉬 최고경영자(CEO)는 “브렉시트 국민 투표 이후 아일랜드의 핀테크 산업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런던에 있는 핀테크 기업들이 런던의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또 런던은 현재 핀테크 기업이 과포화 상태이며 아일랜드의 핀테크 시장은 비교적 경쟁이 심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의 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아일랜트투자자협회의 레지나 브래니 대표는 더블린의 핀테크 산업이 브렉시트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에 회의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더블린이 브렉시트 이후 핀테크 허브로 떠오를 것이라는 데 확신할 수 없다”며 “영국은 여전히 아일랜드보다 신생 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정부의 지원은 워낙 경쟁력 있다”고 말했다.
아일랜드기업청의 마리카 맥카빌 홍보팀 수석 대표는 브렉시트가 아일랜드에 기회와 위협, 두 가지를 동시에 안긴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영국이 노동력의 이동을 차단하면, 아일랜드 스타트업들은 유럽 전역을 누비며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라며 “반면 영국 기업이 브렉시트 여파로 사업 여건이 어려워져 영국을 떠나 더블린으로 이주하게 되면 아일랜드의 스타트업은 더 큰 경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카빌 대표는 “영국 정부는 벤처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물리적 인프라를 포함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며 브래니 대표와 같은 평가를 했다. 그는 “아일랜드에서 젊은이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낀다”며 “미국의 IT 기업과 대적할 만한 아일랜드 IT 기업을 만들려면 그들이 더 나은 실패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홍보대행사 워치맨PR의 엠마 워커 전무이사는 작년 뉴욕에서 아일랜드 지사로 파견됐다. 아일랜드 태생인 그는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에 기업들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아. 그는 “우리 기업은 아일랜드에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기술 등을 위한 연구 센터가 더 많이 생겨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아일랜드의 핵심 강점은 외국 시장과의 지속적인 개방과 소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