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도에 국고채 단순매입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단기유동성조절 필요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서다.
올해도 이같은 이유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규모를 늘린 바 있다. 이에 따라 RP매각을 위한 담보채권 마련 수단 중 하나인 단순매입을 3년만에 만기도래분을 초과해 실시했다. 통안계정예치금 입찰규모도 늘렸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유동성조절 필요성이 커지는 것을 감안해 국고채 단순매입을 만기도래 규모 이상으로 할 예정이다. (통상 한번에 7000억원 규모로 한다는 점에서) 횟수로는 3번이면 2조1000억원이니 상황을 봐가며 그 이상 할 계획”이라며 “이런 사항을 연간 통화정책방향(연방)에도 넣은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전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연방을 통해 ‘시장상황 변화에 대응한 신축적인 유동성조절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고채 보유규모를 확대하겠다’며 ‘보유 국고채 만기도래, 단기 유동성조절 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해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이 계속되고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높아짐에 따라 시장안정화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시장안정화 조치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은이 올해 실시한 국고채 단순매입 규모는 총 5회에 걸쳐 3조5000억원을 실시했다. 이는 올해 보유 국고채 만기도래분 3조2500억원을 초과한 것이다. 한은이 만기도래분보다 더 많이 매입한 것은 2014년 이후 3년만이다. 이에 따라 한은이 단순매입으로 보유한 국고채 총규모는 연초 13조9900억원에서 14조2400억원으로 늘었다.
주로 28일물로 실시하는 통안계정예치금 입찰의 연 누적규모도 확대됐다. 연중 입찰을 단순 합산한 규모는 올해 220조2800억원으로 작년 162조9000억원에서 늘었다. RP매매 역시 증가했다. 매매규모 중 매입을 뺀 순매각 규모는 616조4500억원으로 작년 594조8700억원보다 늘었다.
앞선 한은 관계자는 “2015년까지 유동성조절 규모가 늘다가 그 이후 정체 내지 횡보수준을 유지하는 등 유동성조절 여건이 크게 바뀌진 않았다. 하지만 올 하반기 금리변동성이 커지면서 통안채 입찰이 약간 부진했다. 이에 따라 10월과 11월중 통안채 대신 단기수단인 RP와 통안계정으로 대응하면서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차입도 RP매매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장상황에 따라 RP를 늘릴 필요가 있고 채권이 부족할 경우 언제든지 늘려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