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500만 명 고객과 10조 원에 달하는 여수신 규모를 발판삼아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165일째인 7일 기준으로 고객 수 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8일 밝혔다. 가입자 증가와 함께 예·적금 규모도 증가해 7일 기준 수신(예·적금) 규모는 5조1900억 원, 여신(대출)은 4조7600억 원을 기록했다.
연령대별 가입자 비중을 보면 30대가 34.9%로 가장 컸다. 20대는 28.9%, 40대는 24.0%, 모바일금융 소외 계층으로 여겨졌던 중장년층인 50대 이상은 11.9%를 차지했다. 남녀 연령별 가입자 비중은 다소 달랐다. 여성의 경우 20대 비중이 36.6%로 30대보다 1.75%포인트 더 높았다. 반면 남성은 30대가 35.7%, 20대는 23.6%였다.
체크카드는 전체 계좌개설 고객 중 74.6%에 해당하는 373만 명이 신청했다. 2016년 금융권 체크카드 누적 순증 규모 470만 장의 80%에 달한다. 해외송금 건수는 5개월간 총 7만6500여 건이다. 카카오뱅크는 9월 출범 1개월여 만에 5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카카오뱅크는 그간 개인고객을 상대로만 여·수신 거래를 해왔다. 1분기 안에는 은행 방문 없이 모바일 앱으로 서류를 제출하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대출 받을 수 있는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 상반기 중에는 신용카드업 예비 인가를 추진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앞으로 카카오뱅크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 영역을 확장할지 여부를 두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약관을 손질하고 예금과목에 보통예금과 함께 기업자유예금(법인수신상품)을 추가했다. 새로 추가한 기업자유예금의 경우 3·6·9·12월의 네 번째 금요일을 기준으로 지급한다는 것이 약관 개정의 주요 내용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업자유예금 약관 변경은 대금 정산을 위한 기업 수신계좌일 뿐”이라고 전했지만, 업계는 법인 수신계좌가 개설된 만큼 향후 기업 거래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다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도 기업 거래를 위한 ‘펌뱅킹’ 시스템 구축 작업이 한창이다. 펌뱅킹은 기업과 금융기관이 개별 네트워크를 통신회선으로 연결해 온라인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직원 급여, 대금 정산 등에 활용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기업 수신거래를 위한 용도”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100% 비대면이라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특성 때문에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기업 영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개인 영업과 달리 법인 영업은 직접 만나 관계를 맺는 대면 접촉이 중요하다”며 “특히 대리 업무가 대부분인 법인 거래는 위임 등을 직접 확인해야 하기에 비대면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