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서울 아파트 거래는 전에 없이 활발하다. 아파트 가격과 거래량은 함께 간다는 부동산 법칙이 다시 입증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8일까지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290건으로 나타났다. 일평균 293.8건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이를 토대로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추산하면 9110건이 나온다. 이는 전년동월(4481건) 대비 103.3% 오른 것으로 1월 기록 중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가 된다. 현재까지 1월 최다 집계는 2015년 기록인 6823건으로 올해 1월 예상 건수와 비교하면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활황세인 서울과 달리 지방 거래량은 크게 줄어든 형국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7만1646건으로 전달보다 4.7% 감소했다. 지방은 9% 감소했지만 서울은 14.1% 상승하며 8·2 부동산 대책 이후 겪었던 거래절벽을 싹 잊은 모습이다.
서울과 지방은 거래량의 격차만큼 가격에서도 격차를 벌리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오던 서울 아파트값은 15일 기준으로 전주 대비 0.39% 상승했다. 2013년 이후 최대 폭의 증가다. 반면 지방은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4주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최근 아파트값 상승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강남구, 송파구의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강남구와 송파구의 올해 1월 아파트 거래 예상 건수는 각각 756건, 826건이다. 강남구는 전년동월 대비 212.4%, 송파구는 187.0% 상승했다.
이밖에 용산역 개발 호재와 한강변 재건축 등으로 기대감이 모이고 있는 용산구의 거래량이 26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목동에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위치한 양천구 또한 183.8%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신고된 거래 건수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현장의 전언이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서울 핵심 지역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중개사들이 거래를 마친 매물을 최대한 늦춰 신고하는 경향이 있다”며 “훌쩍 높아진 실거래가가 시장에 빠르게 공개될수록 호가도 높아져 매물을 팔기 어렵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은 실제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 신고된 건수를 신고일 기준에 따라 집계하고 있다. 1월 말 계약이 이뤄져도 3월에 집계될 수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 증가에 대해 부동산 법칙대로 거래량이 가격 상승세를 따라가는 중이라고 분석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원래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은 거래가 이뤄지면서 함께 오르기 때문에 ‘거래량이 가격’이란 말도 있다”며 “서울 주요 지역은 아파트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기 때문에 매물이 적게 나오는 핵심 단지가 아니라도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