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기술유출, 기업 보안 이래도 되나?

입력 2008-03-05 18:23 수정 2008-03-0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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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직원, 中에 PDP 영업비밀 유출로 구속

최근 국내 기술의 해외 유출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전자업체인 LG전자 전ㆍ현직 직원들이 PDP패널 생산공장 배치도 등 영업비밀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으로 LG전자가 향후 3년간 약 1조3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LG전자만의 문제가 아닌 국익에 관한 문제로 사안이 심각하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현호)는 5일 PDP패널 생산공장 배치도 등 영업비밀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전직 LG전자 PDP 생산기술그룹장 정모(49)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정씨에게 공장 설계도면 등을 넘긴 혐의로 정씨의 부하 직원이었던 L모(44)씨와 LG전자 현직 차장 P모(41)씨(업무상 배임)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05년9월까지 LG전자에서 근무하면서 PDP공장에 설치된 각종 배치도 파일을 비롯한 영업비밀을 빼낸 뒤 연봉 30만달러를 받기로 하고 지난해 2월부터 중국 B사 기술고문으로 근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퇴사 직전 PDP를 생산하는 A3 공장에 설치된 각종 장비 배치도 등 공장 건축 및 생산설비 관련 파일 1182개를 외장형 디스크에 복사해 반출했고 지난해 2월15일에는 L씨와 P씨에게서 A3공장 건축설계도면 파일 2274개와 공장 전력 관련 자료를 각각 넘겨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의 중국 B사는 중국의 TV제조업체인 창홍전자가 투자한 회사로 지난 2006년말 국내 산업용 PDP모듈 생산업체인 오리온PDP를 인수했고 현재 오리온PDP 직원 20여명이 B사의 공장 건축 및 장비 설치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사는 다면취 공정 경험이 전무함에도 올 12월부터 8면취 공정 PDP 모듈을 양산할 예정이며 검찰은 "B사가 예정대로 PDP패널을 양산할 경우 LG전자는 향후 3년간 약 1조3000억원 상당의 매출액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국내기술의 해외유출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보안의식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06년12월 국내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최첨단 발포제 제조기술을 중국으로 통째로 넘긴 산업스파이 일당이 적발됐고 관련업계는 5000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5월에는 전 현대ㆍ기아차 직원들이 재직 중인 직원들을 통해 쏘렌토 공정의 핵심기술을 빼돌려 중국에 팔아 넘기는 일이 벌어졌다. 회사측의 손실은 오는 2010년까지 22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전직 기술팀장 Y씨가 원유운반선 등 선박 69척의 설계도 15만장이 담긴 컴퓨터를 통째 들고 중국으로 출국하려다 국정원과 검찰의 공조 수사망에 적발됐고 한 셋톱박스 제조업체 전직 영업부장은 핵심 제조기술을 빼돌려 이를 대만 업체 등에 팔아넘겼다가 검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검찰이 중국 상하이차에 넘기기 위해 쌍용차의 자동차 도면, 설계도 등을 CD에 담아 유출했다는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등 최근 크고 작은 기술유출 사고가 잇달아 터져나오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지난 2003년부터 올 1월말까지 5년간 적발된 국내 기술의 해외유출 사건이 무려 127건으로 피해 예상액이 무려 187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LG전자, 대우조선해양 등 업종 대표기업들조차 직원들에 의한 기술유출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생계형'에서 '기업형'으로 점차 지능화, 거대화되는 산업스파이들을 현재 기업들의 보안의식과 시스템으로는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보안업체의 한 관계자 역시 "기술 유출 대상이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보통신 분야뿐 아니라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우리나라의 주력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며 "이에 대한 기업들의 인적,물적 보안시스템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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