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東京)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사정이 허락한다면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겠다”며 “동시에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확실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도 “우리 정부는 그간 일본 정부와 아베 총리의 평창 올림픽 계기 방한 문제를 협의해 왔으며, 오늘 일본 측이 방한 의사를 공식 전달해 온 것을 환영한다”며 “아베 총리의 평창 올림픽 계기 방한이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일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의 평창 올림픽 개막식 참석과 이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지난해 말 2015년 말 이뤄진 한·일 양국 간 위안부 합의가 문제가 있다는 우리 외교부의 발표 이후 불참 쪽으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우리 정부도 올 1분기 내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진 문 대통령의 방일도 연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평창 올림픽 참석으로 선회해 그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이웃 국가인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가 불가피해서 아베 총리가 먼저 손을 내밀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 위안부 합의 문제 논란으로 아베 총리의 평창 올림픽 참석에 부정적이었던 일본 여론이 최근 긍정적으로 바뀐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북핵 문제 등 동북아 외교지형에서 중국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한국과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는 이번 방한을 표면상 대승적 차원의 결정이라고 하지만 실리를 챙기겠다는 속내를 나타낸 것이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방한은 2015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으로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한·중 간 사드 문제 해법처럼 위안부 문제는 첨예한 대립을 달리면서 그냥 현 상태에서 봉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경제·문화적 관계는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하자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