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환자와 보호자 등 수백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나 소방당국과 병원 측의 신속한 대응으로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다.
화재 발생 당시 연기를 흡입했던 환자 8명은 치료를 받고 귀가했으며 입원 환자들도 병실로 복귀했다.
3일 오전 7시56분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 3층에서 불이 나 약 2시간 만인 9시59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 3층 5번 게이트 복도 천장에서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복도를 따라 불길과 연기가 퍼졌다.
이 과정에서 지하 3층부터 지상 7층에 있던 환자와 보호자, 직원 등 300여명을 신속하게 대피시키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불로 다친 사람은 없지만 건물 안에 있던 8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 내 다른 병동으로 이송됐다가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화재 당시 응급실에 있던 환자 31명 중 경증환자 14명은 퇴원 조치하고 2명은 호흡기를 달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했으며 15명은 병원에 남았다. 응급실 2층 입원실에 있던 환자 15명은 암병원 쪽으로 대피했다가 복귀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신고를 접수한 지 3분만에 출동하고, 출동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소방관 등 인력 295명과 소방차 등 장비 87대를 동원해 진화·구조 작업을 펼쳤다. 진압 후에도 2~5층에 미세하게 남아있는 층마다 구조대원을 배치해 최종 인명검색을 실시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이날 오후 1시 브리핑에서 화재 발생 이후 오전 8시 2∼5분께 본관 전층에 대피 안내 방송을 했으며, VIP 병실이 있는 본관 20층에만 방송이 안 돼 간호사들이 대피를 유도했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화재 직후 스프링클러 등 진화기구와 방화벽 등이 자동 작동된 데다 소방당국의 발 빠른 진화로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병원은 오전 7시57분 소방시스템에서 이상신호가 발견돼 현장에 가서 푸드코트 연기를 발견한 담당자가 오전 8시1분 자체 지침에 따라 '코드레드'를 발령하고 소방서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화재 직후 발화지점 병동 환자들은 평소 훈련지침에 따라 반대쪽 병동으로 이동했다.
병원 측은 본관 3층에 인접한 층에는 환자가 없지만 본관 7층 위로는 외래 진료실과 병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토요일이라 본관에 잡힌 수술이 없었다고 병원은 덧붙였다.
소방당국은 오전 8시12분께 소방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가 오전 8시45분께 '2∼5개 소방서의 소방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단계로 상향했다가 오전 9시25분 다시 1단계로 하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