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정치권 인사들의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 유입이 잇따르고 있다. 역으로 농식품부 공기업 인사들의 정계 도전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 산하 기관장 자리가 정치권 진출을 위해 쉬어가는 발판이 됐다는 지적이 커진다.
27일 농식품부와 관련 공공기관에 따르면 정치권 출신들이 농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장 자리를 속속 꿰차고 있다. 최규성 전 의원은 전날 취임식을 갖고 농어촌공사 신임 사장 임기를 시작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최 사장은 전북 김제시완주군을 지역구로 17~19대 국회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으로 민주당 농어업대책위원회 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전라북도 위원장 등을 지낸 바 있다.
앞서 전달에는 김낙순 전 의원이 마사회 신임 회장으로 임명됐다. 김 회장은 서울시의회 4~5대 의원과 열린우리당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사다. 지난해 5월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고, 이후 마사회장 내정설이 돌면서 마사회 노조는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인사’라고 반발한 바 있다.
김 회장에게 자리를 내준 이양호 전 마사회장은 6·13 지방선거에서 경북 구미시장에 도전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을 시작한 이 전 회장은 농림수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과 농촌진흥청장을 거쳐 마사회장 자리에 앉은 바 있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현명관 전 마사회장의 후임으로 온 이 전 회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임기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퇴임 직전 그는 “정권도 교체되고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내년에 고향에 가서 봉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아쉬움과 함께 정계 진출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김재수 전 농식품부 장관은 대구시장 후보로 나선다. 21회 행시 출신인 김 전 장관은 농촌진흥청장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 9월 농식품부 장관 자리에 올랐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1년이 채 안 된 지난해 7월 자리에서 내려왔다.
김 전 장관 후임으로 농정 수장이 된 김영록 현 농식품부 장관 역시 지방선거에 나설 인사로 거론된다.
행시 21회로 18~19대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등을 지낸 김 장관이 정계에 복귀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본인의 전남도지사 출마설에 김 장관이 연신 부정하지 않으면서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관가에서는 기관장들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어, 업무 공백과 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우려된다는 시각이 팽배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