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수출 448.8억 달러…조업일수 감소에도 4.0% 증가

입력 2018-03-0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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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증가세는 둔화 전망”

(표=산업통상자원부)
(표=산업통상자원부)
올해 2월 수출액이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에도 전년동월대비 4.0% 증가했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작년 2월보다 2.5일이나 줄었음에도 상당히 선전한 것이다. 그러나 반도체 등 특정 산업의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착시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통관 기준 2월 수출액이 작년보다 4.0% 증가한 448억8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초 전문가들은 설 연휴 조업일수 감소(2.5일), 작년 2월 수출 호조(20.2% 증가)를 감안할 때 기저효과 등으로 2월 수출액 증가율이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2월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이다.

이원희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유가 상승으로 인해 석유 부문 수출액이 늘었고, 주력 수출 품목 단가도 상승해 전체적인 수출액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3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7.3% 늘었다. 역대 2월 일평균 수출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단가는 15개월 연속 증가했고, 물량은 소폭 감소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415억7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4.8% 증가했다.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인 무역수지는 33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전 세계 경기 호조에 따른 수입 수요 증가, 정보기술(IT)ㆍ반도체 경기 호조, 유가ㆍ주력 품목 단가 상승 등을 수출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달에는 13개 주력품목 중 반도체(40.8%)ㆍ선박(40.3%)ㆍ컴퓨터(29.5%)ㆍ석유제품(15.8%) 등 5개 품목의 수출액이 늘었다. 특히, 반도체와 컴퓨터는 역대 2월 최대 수출 실적을 올렸다.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은 각각 17개월,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그렸다.

이 과장은 “서버용 D램 수요와 완제품 제조사의 재고 확대 등으로 반도체 단가가 높아져 수출액이 늘었다”며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점도 수출액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16기가바이트 D램 현물 가격은 2월 4.80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최종재 판매 부진과 해외 현지 생산 증가, 경쟁 심화 등의 이유로 일반기계(-3.0%), 자동차(-14.4%), 디스플레이(-22.4%), 가전(-20.5%), 섬유(-5.1%), 차부품(-17.7%) 등은 수출액이 감소했다.

지역별 수출액은 일본과 유럽연합(EU), 아세안, 인도, 중국 등에서 증가했다. 특히 일본과 EU, 베트남에 대한 수출액은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2월 중국에 대한 수출액은 중국의 춘절 연휴(2월 15~21일)로 인해 영업일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2월보다 3.7% 증가한 115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반기계ㆍ차부품ㆍ디스플레이ㆍ무선통신기기 등 수출 감소에도 불구, 반도체ㆍ컴퓨터 등 수출 증가세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일본 수출액은 24억9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1.6% 증가했다. 올해 겨울 이상 한파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급증,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대비 도시 재개발 사업 등으로 철강 제품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

EU에 대한 수출액은 지난달 46억3000만 달러로 작년 2월보다 17.8% 늘었다. EU로 해양플랜트 등 고가 선박이 수출됐고, 유럽 지역의 제조업 경기 호조로 산업용 와이어(철강), 산업용 디스플레이 수출량이 늘었다.

베트남에 대한 수출액은 전년대비 14.2% 증가했다. 베트남 현지로 진출한 기업들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수입하면서 베트남에 대한 수출액이 25개월 연속 증가했다.

주요국 경기가 호조세이나,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지난달 대(對)미국, 중남미, 중동 수출액은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 소비 위축과 스마트폰 신제품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 발생 등으로 수출액이 전월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미국 자동차 판매대수는 작년 9월 150만대에서 11월 140만대, 올해 1월 120만대로 줄었다.

반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100.3%)와 항공기 및 부품(240.5%) 수입은 늘면서 지난달 대미 무역흑자 규모도 작년 2월보다 76.9% 감소한 3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중동의 경우 올해 6월 사우디 여성 운전 허용과 국내기업 프로모션(부가세 면제) 등으로 자동차 수출이 지속 증가세이나, 중국ㆍ인도 등과의 경쟁 심화로 차부품ㆍ섬유ㆍ무선통신기기 등이 감소해 대(對)중동 수출이 줄었다.

정부는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향후 수출액 증가세가 다소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부는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가속화, 주력 품목의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향후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어려운 수출 여건 하에서도 민관이 힘을 모아 16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유지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라며 “앞으로도 수출 하방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증가세 유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수출 하방요인에 대응해 정부는 중소ㆍ중견기업 해외진출 확대와 수출 애로 해소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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