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좋은 회사란 직원이 일하기 편한 회사를 넘어 함께 성장하기 좋은 회사를 의미합니다. 제도나 정책도 잘 만들어야 하지만, 리더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의 노력이 필요하죠. 저희 회사는 여성 임직원 비율이 50%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이젠 성별과 상관없이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커리어를 개발하면서 보다 행복하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총괄 부문장은 자신을 ‘조직 엔지니어(organization engineer)’라고 칭한다. 인사제도와 정책 등의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어 조직이라는 하드웨어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두 영역을 조직적으로 엔지니어링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 부문장은 더욱더 세밀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이베이코리아만의 좋은 조직문화를 잘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김 부문장은 20년 넘게 HR부문에서 경험과 실력을 쌓은 인사·조직관리 전문가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서울대에서 인사·조직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액센츄어(Accenture Consulting), PwC 등 외국계 기업에서 인재개발과 인사, 조직 컨설팅 업무를 수행했다. 2005년에는 독일 생명과학기업 머크(MERCK)로 자리를 옮겨 미국, 홍콩, 이스탄불을 오가며 해당 지역 인사총괄 담당자로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을 쌓았다. 2016년 이베이코리아에 합류해 인사총괄 부문장으로 일하고 있다.“이베이코리아는 여성 친화를 넘어 가족 친화적 기업 문화가 자리하고 있어요. 한국이 처한 사회·문화적 특성상 여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성별에 관계없이 행복하고 신나게 일하는 환경이에요. 전 직원이 회사에 대한 애정을 갖고 업무에 몰입하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분기별로 시행하는 직원만족도 조사를 보면 알 수 있죠.”
이베이코리아는 분기별로 직원만족도 조사를 시행한다. 이 조사를 처음 시행한 5년 전과 비교하면 리더십과 일·가정 균형 점수,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리더의 역할을 평가하는 리더십 부문은 80점대로, 복리후생 부문에서는 85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5년 전 처음 조사를 실시했을 때는 100점 만점에 50점 수준에 그치는 영역들이 있었는데 해를 거듭하면서 꾸준히 올랐어요. 서베이 참여율이 90%에 달하는 것도 고무적이죠. 통상 50% 수준에 불과하거든요. 자기의 의사를 회사에 전달하면 의미 있는 변화로 돌아온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김 부문장은 직원과 세밀하게 소통하고 인사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제도를 알리기 위해 1~2개월에 한 번씩 ‘Ask HR 세션’을 운영한다. ‘리더가 알아야 할 HR의 모든 것’, ‘알아두면 쓸모 있는 HR지식’ ‘나보다 나은 팀원 채용하기’ 등 HR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질문에 답하면서 직원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사 평가, 경력 개발, 복지 등 다양한 부문에서 궁금증을 해소하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데 목적이 있어요. 지난해 10월에는 ‘경력 어떻게 개발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세션을 열었는데 이베이가 운영하는 경력 개발 프로그램 활용법과 실제로 경력 개발을 위해 리더와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내용까지 들어 있어 큰 호응을 얻었죠.”
김 부문장은 최근 여성 관리자와 임원 풀을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 전체 직원 비율은 5:5로 동등하나 관리자의 경우 남녀 비율은 6:4, 임원의 경우 7:3으로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이 감소해 여성 인재풀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기술 분야는 여성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여성 엔지니어를 더 많이 조직에 유인하고 육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직원들의 실제 니즈 등을 반영하기 위해 꾸준히 논의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직원들이 시공간 제약 없이 편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