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에 자리잡은 지하철 차량기지들의 이전 논의가 가속화됨에 따라 개발호재를 안게 된 일대 지역의 집값이 출렁이고 있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내 이전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차량기지는 도봉구 창동차량기지, 강서구 방화차량기지, 양천구 신정차량기지, 구로구 구로차량기지 등 총 네 곳이다.
이 중 이전 논의에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는 곳은 도봉구의 창동차량기지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 2015년부터 창동차량기지 이전을 추진해 차량기지 인근의 면허시험장 등 98만㎡를 창업·문화 중심지로의 개발계획을 확정했다. 중랑천을 사이에 두고 차량기지와 접하고 있어 이같은 호재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1981가구 규모 대단지 ‘동아청솔’ 아파트는 지난해 1월에만 해도 3억원 후반에 거래됐던 전용84㎡ 가구가 올해 3월엔 5억6500만원의 신고가에 거래됐다.
구로차량기지의 경우 지난 2016년 말 KDI의 차량기지 이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바 있다. 현재 구로차량기지는 기지 서쪽의 10여개의 아파트 단지와 기지 동쪽의 구로동 생활권을 완전히 가르고 있다. 때문에 기지가 이전할 경우 양편의 주거지역과 생활권이 연결돼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호재가 될 수 있다. 기지와 바로 접한 최대규모 단지인 1400가구의 구로주공1차아파트는 2015년부터 줄곧 4억 초중반을 오가던 가격이 KDI의 타당성 조사 통과 이후인 2017년 10월엔 처음으로 5억을 넘어섰다.
양천구 신정차량기지와 강서구 방화차량기지는 이전을 위한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다. 신정차량기지의 경우 최근 가격 등락의 변수가 많은 목동신시가지아파트들의 복판에 있어 기지 이전 호재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기 쉽지 않다. 다만, 다른 기지들보다 훨씬 주택가 한복판에 위치했다는 특성상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중론이다. 방화차량기지의 경우 주택가와 다소 떨어져 있어 직접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는 사실상 어렵다.
다만 모든 지하철 차량기지의 이전이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기에 때문에 최종적으로 이전 확정이 되는지까지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공사 자체적으로 이전 계획이나 검토는 없으며 시의회와 자치구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아직 공사 차원에서 이전 결정을 확정한 기지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