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신약 개발과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선 적정한 약가를 보장하는 정책이 일관성 있게 유지돼야 합니다.”
이정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유한양행 대표)은 23일 서울 방배동 협회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서 정부가 ‘정당한 약가’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약업계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제약 주권을 지키고 세계 시장에서 인정 받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을 눈여겨봐달라는 것이다. 현재 업계에서는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위해 약가인하 정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호소이기도 하다.
다만 이 이사장은 미국 제약협회(PhRMA)와 다국적 제약사 등이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제도가 다국적사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선 “늘 문제가 제기돼 왔고 현재로서는 이슈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바이오 업계의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회계처리 논란에 대해서는 “협회 회원사가 아닌 일부 제약·바이오 업체가 R&D 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해왔다”고 선을 그었다. 회원사 대부분은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해 왔으며 설령 일부 회원사가 자산으로 처리한 경우라도 후기 임상에 들어갔을 경우라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협회의 입장이다.
제약사가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개발하기 위해 회사 밖의 벤처나 연구기관과 협력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더욱 활성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이사장은 “요즘에는 리서치, 개발 등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회사들이 많아졌다”며 “협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본과 개발능력을 갖춘 제약회사들과 초기단계에 개발을 하는 벤처들과의 교류를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 시스템적으로 늘 교류가 가능한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4차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추진 상황과 관련해서는 “아직 제대로 시스템화 되지 못해 각 제약회사들에 도움을 주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올해 이 과제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좀 더 구체적으로 R&D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이사장은 “제약업이 국민 실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고 세간의 주목도 받고 있지만 불법 리베이트 등으로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제약산업이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선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 윤리경영이라고 하는 지상 과제를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R&D 투자 규모를 매년 확대하고 협회 13개 이사장단사가 연내 ‘ISO37001(부패방지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등 윤리경영에 매진해 제약산업이 국민들로부터 따뜻한 시선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2월 협회장이 공석이 상태에서 제13대 이사장에 취임한 이 이사장은 상반기까지는 부회장과 함께 이사장과 회무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13개 이사장단사와의 회의 간격을 종전의 3주에서 2주로 줄여 회무에 차질이 없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산업계의 노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가시화될 수 있도록 회원사간 소통, 대외적인 소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