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와 국민연금 등 일반정부의 해외 채권투자가 급증하면서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이 1조5000억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외투자에서 외국인 국내투자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순국제투자) 규모는 5분기만에 2700억달러대를 회복하며 역대 2위 규모를 기록했다. 순채권국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1년만에 최대증가세를 기록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를 불식시킨 셈이다.
이는 전날 한은이 발표한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에서 같은기간 75억2000만달러 증가에 그치며 2016년 4분기(+59억8000만달러) 이후 5분기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한 것과는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같은 다른 것은 기관투자가에 포함되지 않았던 KIC와 국민연금 등 일반정부의 해외 채권투자가 크게 늘어난데다 기관투자가 투자에서 감소한 코리안페이퍼(KP물)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게 한은 측 설명이다. 실제 일반정부의 대외금융자산 부채성증권 투자규모는 전분기대비 36억9700만달러 급증한 142억609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3분기(151억8160만달러) 이후 9년반만에 최고치며, 증가폭으로는 2010년 3분기(+63억1500만달러) 이후 7년반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부채는 134억달러 증가한 1조2188억 달러를 기록했다. 거래요인으로 156억달러 증가한 반면, 비거래요인으로는 되레 22억달러 줄었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채권투자를 의미하는 부채성증권투자는 102억달러 늘어난 2198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1분기 166억달러 증가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3월말 미 연준(Fed)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분기내내 한미 금리역전과 이에 따른 자본유출을 우려하던 때였다는 점에서 외인의 이같은 투자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외투자에서 외국인투자를 뺀 순대외금융자산도 282억달러 증가한 276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최대치를 보였던 2016년 4분기(2779억달러) 이후 최고치다.
문성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일반정부 부채성 증권투자가 예년에 비해 많았다”며 “채권국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대외채무는 151억달러 늘어난 4339억달러를, 단기외채는 46억달러 늘어난 1205억달러를,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을 의미하는 준비자산은 75억달러 늘어난 3968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30.4%로 전분기대비 0.6%포인트 늘었고,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27.8%로 전분기보다 0.1%포인트 확대됐다.
이밖에도 대외채권은 192억달러 증가한 8947억달러를 보였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608억달러로 19분기 연속 역대최대 행진을 지속했다.
문 팀장은 “건전성지표인 단기외채 비중이 소폭 늘었지만 전체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