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중심’ 외친 김동연…경제 주도권 놓고 장하성과 대립각

입력 2018-05-3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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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향상·분배개선 위해선 민간·시장 중심 혁신성장 중요”…靑 ‘소득주도’와 다른 목소리

▲김동연 부총리(기획재정부)
▲김동연 부총리(기획재정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앞으로의 경제 정책을 펴는 데 있어 기재부가 중심이 돼 혁신성장을 빠르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는 고용을 비롯한 최근의 경기 지표들이 악화하는 와중에 청와대가 계속해서 소득주도 성장을 외치는 것과는 맥락을 달리한다. 경제 컨트롤타워라는 주도권을 놓고 불거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긴장 상태를 의식한 행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전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간부회의를 열고 ‘기재부 중심의 혁신성장 추진’을 누차 언급했다.

그는 “어제(29일) 대통령 주재 가계소득 동향 점검회의에서 소득 1분위의 가계소득 감소, 분배지표 악화에 대한 진단과 원인 분석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이 있었으며 다양한 이견들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부의 분석과 입장을 토대로 충분하고 솔직하게 의견을 개진했다”면서 “앞으로 정확한 진단과 원인분석을 통해 대책을 마련토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이견은 최악으로 벌어진 양극화를 두고 정부가 주도하는 소득주도 성장 우선과 민간이 주도하는 혁신성장 우선 의견이 대립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는 “소득 1분위를 포함한 저소득층의 소득 향상과 분배 개선을 위해서는 소득이전지출 등 대책들도 중요하지만 경제 전반의 활력을 북돋을 수 있는 혁신성장이 중요하다”며 “어제 토론회에서도 기재부가 중심이 돼 혁신성장을 보다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혁신성장 추진에 있어 정부 내에서 일부 제약이 있었으나 이제는 기재부를 포함한 전 경제부처가 역량을 모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야겠다”고 반복했다.

이어 “혁신성장의 콘텐츠와 추진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가용 인적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특히 민간과 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민간과 시장이 혁신성장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기업가 정신이 발휘될 수 있도록 규제 혁파 등을 포함해 혁신성장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각별한 신경을 써 주길 바란다”고 민간과 시장 주도의 혁신성장을 강조했다.

재정집행과 관련해서도 “예산 전반의 집행 상황을 기재부가 중심이 돼 각 부처가 집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앞으로 장하성 정책실장이 주도해 관련 부처 장관들과 함께 경제 전반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회의를 계속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고 서면 브리핑해 경제 컨트롤타워 논란이 다시 불거진 바 있다.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이란 차이를 제외하고도 청와대와 기재부는 우선시하는 정책들과 경제지표 해석 측면에서 결을 달리하고 있다.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악영향을 줬다는 비판에 대해 장 실장은 “고용감소 효과가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 결론”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김 부총리는 “최저 임금 인상이 고용이나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속도 조절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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