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하락세가 과천과 분당 등 다른 핵심 주거지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의 선행지표인 강남 아파트 가격의 하락이 강북과 수도권등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과천시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0.05%의 하락을 보였다. 가장 최근 과천시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던 시점은 8·2부동산 대책과 9·5후속조치의 여파가 있었던 지난해 8~9월 경으로 약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관측된 하락세다.
과천과 함께 경기권의 대표적 강남 인접지역으로 분류되는 분당 역시 하락이 눈앞이다. 분당은 지난 5월 셋째 주에서 6월 첫째 주까지 0.01%~0.03%의 극히 낮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분당은 올해 초인 1~2월만 해도 한 주만에 1%에 넘나드는 상승률을 보였으나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른 시일 안에 하락전환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같은 과천과 분당의 하락세는 한국 부동산의 선행지표인 강남권이 하락세로 접어듦에따라 강남과 밀접한 이들 지역이 우선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4구인 서초·강남·송파·강동은 지난 4월 둘째주부터 하락세를 기록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9주 연속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과천·분당 뿐 아니라 강북과 수도권 북부 등으로까지 조정기류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미 2분기 들어서부터 노원, 양천, 광진, 성동 등 강북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는 자치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천,분당 뿐 아니라 평촌, 성남, 용인, 하남과 같은 수도권 남부 강남 접근성이 좋은 지역의 경우 아무래도 강남의 변동추이를 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용산처럼 개발호재가 유망한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상승세가 둔화된거나 하는 식으로 어떻게든 강남 시장의 위축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 역시 “강남이 한국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인데 더해 현재 단기 급등, 입주물량 증가, 조세부담 등의 영향으로 인해 강북 지역의 하락은 시차가 있을 뿐 강남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