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유지했다.
연구원은 10일 발표한 '2018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3월 전망치를 유지한 것이다. 이는 정부,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내놓은 전망치 3.0%과 한국개발연구원의 2.9%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국금융연구원, LG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과는 같다.
연구원측은 현재 한국 경기게 ‘후퇴’ 국면에서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가 1년여 동안 하락하고, 산업생산이 재고투자와 기존 건설투자 물량에 의존하며 취약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이 부진한 것도 이런 판단에 한몫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하강 리스크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대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2.8% 성장률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있는 점은 실물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민간소비 증가율은 2.7%로, 3월 전망보다 0.1%포인트 올렸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소득주도 정책에 따른 가계 실질소득 증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완화에 따른 관광객 유입 확대 가능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제조업 구조조정, 건설업 둔화에 따른 고용 여건 악화, 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등은 하방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은 3월 0.9%에서 0.6%로 낮췄다. 건설 경기 선행지표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하반기 보유세 개편안 발표 등 부동산 시장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것이다.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도 3.9%로 3개월 전보다 0.6%포인트 낮췄다. 국내 기계 수주와 같은 선행지표들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설비투자 증가세를 이끌어온 반도체 투자 증가세가 약화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수출은 1년 전보다 6.2% 늘 것으로 전망했다. 3월 전망(5.9%)보다 확대됐지만 지난해 실적(15.8%)에 비해 크게 꺾인 수치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일부 신흥국 경기 위축 등 여파 탓이다.
올해 취업자 수는 19만8000명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31만6000명)의 63% 수준이다. 실업률은 3.8%로 작년보다 0.1%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경기 흐름에 따라 추가적인 슈퍼 추가경정예산을 고려하고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투자·시장 진·출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신성장 산업 발굴을 통해 경제의 고용 창출력 확대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