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45억 달러로 전년도보다 9.3% 줄었다. 이는 2016년(160억 달러, 전년보다 6.3%↓)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 간 것이다.
이 같은 부진은 올해 들어서도 지속하고 있다. 1월 대미 자동차 수출액(1~20일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 줄었으며 2월, 3월, 4월의 수출액도 각각 48.9%, 9.7%. 17.6% 감소했다. 지난달 수출액 역시 전년보다 4.7% 줄어들었다. 한국의 전체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21.2%로 가장 높다.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매년 2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해 온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 흑자액이 지난해 179억 달러로 내려간 것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미국산 제품의 수입이 많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 감소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대미 자동차 수출이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미국의 자동차 구매는 대부분 할부로 이뤄지는데 작년부터 시작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로 할부 금리도 상승하면서 현지인의 자동차 구매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며 “이는 현지 한국산 자동차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연준은 경기 호조 여파로 3차례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올해에도 3월과 이달 13일(현지시간)에 각각 금리 인상에 나섰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1.75∼2.0%다. 시장의 관측대로 이달에 이어 미국이 올 하반기에 두 번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미국 현지의 자동차 구매 위축은 심화될 수 있다고 문 연구원은 내다봤다.
여기에다 최근 미국 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내세워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최고 25%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대미 자동차 수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제품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된다면 긴급히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추가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한국산 승용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향후 미국 정부가 수입차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매긴다면 한국산 자동차의 수출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 연구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미국 시장을 대체할 만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미래형 자동차 개발 등 제품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