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주요 일정으로는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국빈만찬, 메드베데프 총리 면담, 러시아 하원에서의 연설, 그리고 ‘한·러 우호친선의 밤’과 ‘한·러 비즈니스 포럼’ 개최를 격려할 계획이다”며 “이어서 한국과 멕시코 간의 월드컵 축구경기가 열리는 로스토프나도누로 이동해 우리 대표팀을 응원하고 선수들을 격려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푸틴 대통령과 지난 1년여 동안 다자정상회의를 계기로 두 차례의 정상회담과 세 차례의 전화통화를 가진 바 있다. 이번 방러를 계기로 세 번째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남 차장은 “문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국빈방문은 1999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우리 대통령으로서는 19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그간 양 정상 간에 다져진 우의와 신뢰를 더욱 돈독히 하고, 한·러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남 차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안보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한·러 양국이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의 협력 파트너로서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양국 간 실질적 협력 증진을 위한 전략적 소통과 협조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양국 간 실질 협력부분과 관련해 △남·북·러 삼각 협력 사업 △나인 브릿지 사업 △한·러 혁신 플랫폼 강화 △한·러 의료 기술 협력 등 크게 네 가지라고 밝혔다.
남·북·러 삼각 협력 사업과 관련해 김 보좌관은 “이 부분은 북미 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담에서 여건이 조성돼 있으므로 러시아와 한국 간, 남·북·러 삼각 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이 놓여져 있다”며 “철도, 가스, 전력, 나진 하산 등 이런 부분에 대한 협력관계가 첫 주요 이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과 제재완화나 해결은 비핵화에서 국제사회가 인정할 수 있는 성과가 이뤄진 후 가능하다”며 “남·북·러 협조와 향후 한반도에서 있어서의 남북경협 및 남·북·러 삼자 협력은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공동연구로 제재 풀렸을 때 어떻게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가를 시야에 넣고 연구해두면 여건 성숙 시 곧바로 시작할 수 있는 준비작업을 제재 전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인 브릿지 사업에 대해 김 보좌관은 “지난해 동방경제 포럼에서 나인 브릿지 영역에 대한 합의가 개시돼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구체적 행동이나 하나하나에 대한 디테일 협의를 합의한다”고 얘기했다. 나인 브릿지 사업은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분야 등 ‘9개의 다리’를 놓겠다는 문 대통령 구상을 말한다.
한·러 혁신 플랫폼 강화와 관련해 김 보좌관은 “이번에 새로 개발된 한러 혁신 플랫폼은 러시아의 기초·첨단기술과 우리의 응용 ICT(정보통신기술) 결합이 의외로 중요하다”며 “러시아는 기초과학에서 강력한 기술 갖고 있고 국방·우주에서 굉장히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어 이 기술을 우리 기업이 활용해서 몇 가지 성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를 들어 피부 미용에 쓰이는 레이저 치료는 러시아 국방기술과 우리 ICT 기술협력으로 이뤄졌다”며 “복강경 시술과 정수기의 온냉수 컨버트 기술도 러시아 우주 기술 받아들여 활용한 것이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한러 과학 협력센터를 한국에 설치하고 기존에 있는 러시아에 있는 한러 과학 협력 센터도 확장할 방침이다”며 “이런 식으로 해서 러시아 기초 원천기술과 우리 ICT 기술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러 의료 기술 협력과 관련해 김 보좌관은 “러시아와 체결되는 MOU(양해각서) 중에는 분당 서울대 병원이 러시아에 본격 진출해 모스크바에 러시아 병원을 독자 운영하는 것과 세브란스병원이 건강 검진 센터를 러시아에 개설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며 “KT도 러시아 철도청과 협력해 우리나라 여러 규제 때문에 시행이 힘들었던 원격의료를 러시아 요청으로 러시아에서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