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의 정치적 지지자들의 SNS에는 손흥민의 파이팅 모습 대신 손흥민을 지켜보는 그의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잘했다면 잘한 거야”는 월드컵에 그치지 않았다. 월드컵 효과로 치킨집과 편의점 등 영세상인들의 매출이 올랐다는 기사가 연이어 나왔다. 기자도 그렇게 썼다. 사실이 그랬다.
하지만 월드컵 효과는 4년에 2주면 그만이었다. 대표팀 성적을 보면 더 길어질 수 없었다. 아쉽지만 ‘트릭’ 같은 2주였다.
상인들의 시선은 월드컵이 아닌 내년도 임금 협상을 향하고 있었다. 그냥 임금 협상이 아니다. “긍정 효과가 90%”라고 잘라 말한 그의 멘트 뒤에 이어지는 협상이다.그는 “당정은 긍정 효과에 대해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랫사람들의 생각도 같았을까. 청와대 관계자는 이후 “대통령의 말씀은 하위 10%에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보완하라는 것”이라고 에둘러 설명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 효과는 3개월 정도 분석한 것으로, 어느 누구도 단정적으로 100%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김동연 패싱 논란이 뒤따랐다.
불안감을 예측이라도 한 듯 노동계는 내년도 임금 인상 심의 자리에 등장하지 않았다. 울면서 파이팅을 외칠 순 없었다.
이젠 현장의 상인들도 임금 인상 분위기를 인정하고 있다. 오를지 말지가 아닌, 얼마가 오를지에 온통 신경이 쏠려 있다.
조별 예선 2연패로 다음 경기 생각에 눈물이 나는데, 웃으며 파이팅을 외치자고 한다. 폐점 걱정과 본사 손해로 내년을 걱정하고 있는데, 긍정이 90%란다.
긍정 효과가 제아무리 90%라 해도 영세상인들의 힘든 상황은 100%다. 파이팅을 외치기 전에, 곁에 울고 있는 사람이 왜 우는지 생각해 봤다면 함께 찍은 사진이 좀 더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