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입 중단 요구를 받은 나라 중 한국이 포함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국무부 발표 직후인 지난달 27일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주가는 2일에도 △SK이노베이션(-6.93%) △에쓰오일(-6.39%) △LG화학(-4.80%) △롯데케미칼(-5.17%) △한화케미칼(-5.72%) 등이 줄줄이 내림세를 보였다.
단기적으로 보면 유가 상승은 정유ㆍ화학 업체들에 재고평가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재고평가이익은 미리 사놓은 원유 가격이 구매 당시보다 오르면서 재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이 때문에 고유가 수혜주로 정유·화학주가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제마진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악재로 꼽힌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와 유통 가격 등을 뺀 이익으로 정유·화학사들의 대표적인 수익 지표다.
한국 석유공사에 따르면 미국발 쇼크로 인해 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인 WTI가 전일대비 배럴당 0.70달러 상승한 74.15달러에,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일대비 1.59달러 상승한 79.44달러에 마감됐다. 국내 기준 유가로 적용되는 두바이유도 전일대비 0.67달러 상승한 75.86달러에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이란 원유수출 금지가 본격화된다면 OPEC 증산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어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이를 활용할 경우 미국의 이란 제재는 더욱 가시화될 수 있다”며 “그러나 7월부터 사우디가 추가 증산에 나서고 9월말 있을 JMMC(공동감산점검위원회)가 이란 제재를 대비한 회의란 점에서 향후 공급차질 영향을 상쇄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향후 이란 원유수출 금지가 본격화된다면 OPEC 증산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국제유가의 하락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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