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접경지]땅값 가파른 상승, 전문가들 ‘갸우뚱’

입력 2018-07-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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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들의 만남 이후 양측의 관계가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접경지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일부 지역은 이를 계기로 기획부동산 업자들까지 가세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접경지에 대한 투자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아직 실체가 없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올해 4월까지 지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접경지역 10개 시군구의 땅값이 평균 1.1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도 지역 평균인 0.39%의 2.8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또한 강원도 접경지역은 지가가 올해 0.39% 올라 지역평균을 0.06%포인트 웃돌고 인천광역시 접경지역은 0.25% 땅값이 상승해 지역평균을 0.01%포인트 넘어섰다.

접경지역은 관련 특별법에 따라 지정된 인천광역시, 경기도, 강원도 내 10개 시군구를 말한다. 이들 지역은 남북 분단으로 생긴 비무장지대,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을 낀 탓에 각종 규제로 개발이 제한됐는데 지난 해 기준 경기 북부는 행정구역 면적 대비 군사시설보호구역의 비율이 44.28%에 달한다.

때문에 이들 지역은 주요 개발사업에 소외되면서 땅값 역시 안정된 기조를 보여왔다. 실제로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접경지역의 지가는 연평균 1.28% 올랐는데 5년 누적으로 인천광역시 접경지역은 지역평균 대비 4.7%P, 경기도와 강원도는 지역평균보다 4.24%P, 3.66%P 낮은 지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평창 동계 올림픽을 기점으로 올해 3월이 넘어서면서 접경지역의 땅값이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파주시, 연천군, 고성군, 철원군에서 두 달 만에 1% 넘게 움직였고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가 도로, 철도 건설 등의 실무협상을 시작하면서 이들 지역이 양국을 잇는 연결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접경지의 가치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장은 “남북 협력이 진행될수록 최초 출발 지역은 우리쪽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고 결국 접경지의 가치가 오를 수 밖에 없다”면서 “남북교류가 활성화 된다고 하면 서울과 평양 사이에 메가시티가 조성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이렇게 진행될수록 경기도쪽 접경지역의 토지 가치는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투자에는 신중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접경지 투자는 굉장히 리스크를 안고 있는데 급변하는 남북 관계에 따라 출렁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접경지를 투자할 때 농지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1996년 이후로 취득한 농지는 자경을 해야 하고 그러지 않을 경우 농지법 위반이 된다”는 사례와 함께 “또한 주변에 군사 보호 지역이 많고 나중에 생태보호 구역으로 개발하려는 큰 그림들이 많기 때문에 도심지 개발하듯이 할 수 없어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 역시 ”토지의 경우 접경지라 하더라도 개발이 가시화되기 전에는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이 다시 하락할 수 있는 만큼 보유기간 등을 감안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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