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거주자외화예금이 70억 달러 넘게 급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차익실현에 나선데다 반기말에 따른 기업 자금 수요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체별로는 기업이 64억6000만달러 줄어든 533억5000만달러를 보였다. 이 또한 작년 9월(521억7000만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감소폭 역시 사상 최대규모다. 개인은 7억1000만달러 감소한 142억7000만달러를 보였다. 이 역시 지난해 10월말(126억4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고 불린다.
통화별로는 미 달러화예금이 58억9000만달러 감소한 56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은 53억9000만달러 감소한 448억2000만달러를, 개인은 5억달러 축소된 11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엔화예금은 4억9000만달러 줄어든 44억3000만달러를, 유로화는 3억4000만달러 감소한 36억1000달러를 보였다. 위안화도 1억6000만달러 줄어 10억9000만달러를, 영국파운드화 등 기타통화도 2억9000만달러 축소된 18억4000만달러였다.
황광명 한은 자본이동분석팀장은 “지난해말 원화강세로 급격히 늘었던 부문이 최근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줄어든게 아닌가 싶다”며 “거주자외화예금은 요구불예금과 같은 성격이 있어 원·달러 환율 변화에 민감하다. 금융기관 외화자금사정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작년 상반기 수준으로 되돌림했다. 원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조금 더 감소할 가능성은 있지만 급격히 빠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6월말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14.5원을 기록해 작년 10월말(1120.4원) 이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월말(1077.7원) 대비 36.8원(3.4%) 급등해 변동폭 기준으로는 2016년 12월말(38.6원 상승) 이후 1년6개월만에, 변동률 기준으로는 2016년 5월말(4.6% 상승) 이후 2년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