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디엠씨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지면서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1분기 말 기준 4263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는 물론 전환사채(CB) 투자자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투자가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디엠씨의 CB에 전액 투자하는 사모펀드 상품을 40억 원 넘게 팔았기 때문이다. 상장폐지가 현실화되면 막대한 투자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새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상장폐지 시나리오가 뒤집힐 가능성도 존재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전날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디엠씨를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거래소는 5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대상으로 정했다. 다음달 7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와 개선 기간을 최종 논의할 계획이다.
디엠씨는 2009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으로 국내 선박·해양플랜트 크레인 업계 1위 회사다. 주력제품은 마린 크레인으로, 주요 매출처는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다.
하지만 최근 해양플랜트 경기 악화에 전 경영진의 747억 원 규모 배임 혐의가 발생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채권단의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받아들여져 현재 회생절차도 밟고 있다.
이에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8월 모집한 사모펀드 ‘골든키메자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3호’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CB는 주식 전환권이 부여된 채권으로 주가 상승 시 전환해 시세차익을 추구한다. 하지만 투자 대상 기업인 디엠씨의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펀드 기준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주식 전환권 행사가 불가능해져 잠정적 추가수익 확보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
다만 시장에선 새 인수자가 나타나면 상장폐지 위기를 탈출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회생절차 과정에 채권단과 함께 관여하고 있는 상상인저축은행이 매수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례의 주요 상장폐지 요건 중 하나인 파산 가능성이 해소되면 거래소에서도 심사를 재고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만일 기업심사팀에서 상장폐지로 심의돼도 디엠씨가 이전보다 강력한 개선계획서를 제출한다면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의에서 새롭게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PEF)업계 관계자는 “CB를 편입하는 투자상품은 대상기업이 상장폐지되면 전환권이 의미가 없어져 가격 하락이 진행된다”며 “자산운용사 자체적으로 채권 가격을 자체 평가하게 되는데 채권 회수 가능 여부를 검토해 일부 상각하는 방향으로 검토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