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양측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미 ‘힐스테이트 녹번’이라는 이름은 녹번1-1구역에서 사용했다. 2016년 2월 분양한 이 구역은 당시 ‘힐스테이트 녹번’이라는 단지명을 채택했다. 단지는 올해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현대건설이 인근의 응암1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고나서 응암1구역 조합에서도 단지명에 ‘녹번’이 들어간 ‘힐스테이트’ 단지명을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부터 발생했다. 응암1구역에서는 내달 24일 결정되는 단지명을 ‘힐스테이트 녹번역’ 혹은 ‘힐스테이트 녹번 2차’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녹번1-1 조합 측은 응암1구역 측 ‘힐스테이트 녹번역’이나 ‘힐스테이트 녹번 2차’등의 단지명을 사용할 경우 녹번 조합에서 구축한 단지의 가치에 응암 조합 측이 부당하게 편승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녹번동 일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현재 ‘힐스테이트 녹번’의 분양권은 3억원에 상당하는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당초 녹번1-1구역에서 사용하고자 했던 단지명은 역세권 단지임을 강조하는 ‘녹번역 힐스테이트’였다. 다만 현대건설에서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통일성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힐스테이트 녹번’이라는 이름을 권했고, 조합원들은 시공사의 입장을 감안해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이 명칭을 응암1구역에서 가져갈 경우 현대건설의 입장 번복으로 녹번 조합 측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주장이다.
녹번1-1구역 조합 관계자는 “녹번역 역세권 단지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기부채납으로 수십억원을 들인 녹번역 출구 이설공사까지 녹번1-1조합에서 맡았다”며 “녹번역에 인접했다해도 행정구역상 응암동에 속하는 응암1구역에서 ‘녹번’이라는 이름이 포함된 단지명으로 우리 단지의 브랜드 가치에 편승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녹번1-1 조합은 응암1구역에서 ‘녹번역’ 내지는 ‘녹번’이 들어간 단지명을 채택할 시, 응암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 양측에 법적 대응을 불사하더라도 해당 단지명의 사용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응암1구역 조합 측에서는 “단지명은 내달 24일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에 대해 밝힐 만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두 조합의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 관계자는 “현재 이 문제에 대해 양측 조합과 여러 차례에 걸친 논의를 진행중이다”라며 “다만 단지명의 최종 결정은 각 조합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공사 역할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